21대 총선 출마자의 공직 사퇴 시한(1월 16일)을 앞두고 청와대를 떠나 '총선행 막차'에 올라탈 참모들의 면면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오는 15일께 추가 인사를 발표해 총선 전 인적 개편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관급 중에서는 고민정 대변인과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앞서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던 고 대변인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요청을 받고 고민을 거듭하다 최근에야 출마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고 대변인은 KBS 라디오와 인터뷰하면서 총선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심 중"이라고 답변했다. 총선 출마에 대한 언급 자체를 회피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확연한 입장 변화인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고 대변인을 불출마를 선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시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고 대변인이 '정치 신인'인 점을 감안하면 막판에 예상치 못했던 지역구에 전략공천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인 권향엽 비서관도 그동안 출마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여성국장·디지털미디어국장과 민주정책연구원 민주아카데미실장을 지내며 잔뼈가 굵은 권 비서관은 비례대표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진 정무비서관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용한 불출마 선언문'이라는 제목으로 "정치인에게 가장 두려운 일 중 하나가 잊히는 것이다. 20대, 21대 8년이라는 긴 공백이 두렵지 않다면 거짓일 것"이라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비서관은 전남 순천 출마를 검토했다. 청와대 근무 기간이 채 6개월이 되지 않고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제기돼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는 청와대 출신 인사 중 "옥석 구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한 당직자는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정도의 역할을 했든지,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 등 본인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을 갖고 청와대에 다녀온 경우를 제외하면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직함만으로 후보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다"며 "다들 본인 역량을 과잉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2012년 대선 때부터 문 대통령 주변에서 '배지'(국회의원 의미) 없이 진짜 핵심 실무를 담당한 사람들은 여전히 청와대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당은 지역구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청와대' 명칭 사용 등 청와대 경력자들에 대한 특혜 시비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경력이 경선에서 상대 경쟁자에겐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당이 어떤 룰(규칙)을 정할지에 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정도의 공감대는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고위전략회의에서 "청와대 출신은 혹독한 검증과 경선을 반드시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경선 원칙 대상에 누구도 예외가 없고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기준과 원칙에 근거할 것이다'는 취지의 입장을 공식 발표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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