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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징역 23년 구형' MB, 최후변론에 30분 할애…"검찰, 사람 죽이지 않아도 살인자 만들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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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뇌물 및 횡령 혐의, 완강히 부인…다음달 19일에 선고]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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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DAS) 실소유 의혹과 관련, 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끝까지 부인했다. 최후진술에만 30분을 할애하는 등 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8일 오후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제게는 차명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비자금을 조성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법률적인 잘못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3년과 벌금 320억원을 구형했다. 또 약 163억원의 추징금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징역 20년을 구형한 1심보다 더욱 강한 처벌을 요구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지배하면서 349억원가량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내준 다스의 미국 소송비 68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10억원은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을 뇌물로 받고,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7억원 상당을 뇌물로 받은 혐의,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자리를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에 따른 액수다.

여기에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뇌물액 51억원을 추가하면서 최종적으로 '뇌물 160억여원, 횡령 350억원'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서 최후진술하는 것에 만감이 교차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 송구하고 부끄럽지만 끝까지 저를 믿어주는 분들에게 많이 감사하다. 임기 동안 사리사욕 없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2007년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성과에 대해 자평했다.

다스 의혹과 관련해서는 "단 한주도 배당받은 적이 없고 만약 내 회사였다면 사장과 경리 책임자가 공모해 20년간 횡령하도록 뒀겠냐"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놀라운 건 검찰이 이들의 횡령을 밝혀내고도 기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더 놀라운 건 그들로 하여금 오히려 횡령금을 만들어 제게 줬다는 진술을 받은 것"이라며 "검찰의 주장에 의하면 다스는 이익이 많이 나고 사장도 거액을 횡령할 만한 회사라 삼성의 이건희가 (소송비를) 대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검찰 공소장과 수사과정을 전부 보면서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살인자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재판은 이명박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명백한 의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이 나라의 정의가 살아있는지 가늠(할 재판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검찰은 이날 구형하면서 "피고인은 국민에게 부여받은 권한을 사익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사안의 중대성이나 다른 사건과의 비교 등을 생각하면 1심 형량은 너무 가볍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대가로 자리를 챙겨주는 소설 같은 일이 현실로 일어났고, 기업의 현안을 직접 해결해줌으로써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것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 혐의로 지난 2018년 4월 구속기소 됐다.

이 전 대통령의 선고기일은 오는 2월 19일 오후 2시 5분에 열린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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