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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이란 “동맹국도 타깃” 미국 보복 경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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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중동서 美 몰아내야” 내부 결속차원 발언 강도 높여
한국일보

지난 4일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 총사령관을 추모하는 이란 국민들이 반미 시위를 벌였다. 테헤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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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격한 뒤 “중동지역에서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을 감행한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외교당국은 미군이 반격할 경우 미 동맹국으로 전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8일(현지시간) 오전 하메네이는 TV연설에서 새벽에 단행된 공격에 대해 “미국의 뺨을 때렸다”고 표현했다. 미국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어 “이런 식의 군사행동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지역 부패의 원천인 미국의 존재를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국민들을 상대로 한 TV연설인 만큼 내부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발언의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자위권’ 차원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언제든 미 동맹국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엄포로 미국의 반격을 경계했다. 미사일 공격 직후 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군 전투기와 미사일 발사 등 미국이 (이란에게) 보복할 수 있게 지원하는 어떤 국가라도 이란의 정당한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하이파 등을 사례로 거론했다. 모하마드 바케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이번 공격은 이란군 능력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 동맹국들을 포함한 중동 전역이 화염에 휩싸일 거라는 이 같은 엄포는 결국 미국을 향해 반격 자제를 촉구하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 주재 이란대사관도 가세했다.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이란대사관 측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微博)에 이란 국기를 배경으로 내걸고 “미국이 보복하면 반드시 최강의 보복을 받게 될 것”이란 글을 올렸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이란을 편들어주는 핵심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중국인들의 지지를 유도하려는 일종의 국제 여론전으로 해석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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