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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돈 아끼려 경유노선 이용했다 추락 참변…미국·이란 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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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란 테헤란 공항에서 8일(현지시간)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기 추락 사고 희생자에 대한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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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8일(현지시간) 발생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를 놓고 미국과 이란이 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는 미국 보잉사의 737-800 기종으로, 8일 오전 이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숨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이번 사고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사건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조사에 대해 완전히 협력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도 밝혔다. 협력을 누구에게 요구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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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기 잔해. 이란은 블랙박스 2개를 회수해 조사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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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이미 미국엔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가 회수됐으나 이를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AFP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항공사고가 발생한 국가가 관련 조사를 맡게 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이란이 조사권을 갖게 되지만 역시 항공기 제조국과 운항사가 소속된 국가 역시 조사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이번 사고 여객기가 미국 보잉사라는 점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도 지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가 우크라이나와 이란, 미국이 연관돼있다는 점도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 국면인데다 이란과는 최근 전쟁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억측은 삼가해달라“고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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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항공사 직원들이 8일(현지시간) 이란에서 추락한 자사 비행기 관련 뉴스를 보며 경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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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비행기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로 향하던 이란인 82명, 캐나다인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등이 탑승 중이었다. 이 중 캐나다 국적자들은 대다수 이란계 캐나다인 학생들로, 캐나다 토론토와 테헤란을 잇는 저렴한 노선을 이용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캐나다 현지 언론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항공의 토론토-테헤란-키예프 노선은 가장 저렴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애도 성명을 내고 ”충격과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며 ”캐나다 정부는 사고 원인의 완벽 규명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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