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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美·이란 긴장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반대” 커지는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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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 “韓병력 희망” 발언…외교부 “결정된 것 없어”

국민청원 “승자 없고 패자만 있을 뿐…전쟁터 내몰 수 없어”
한국일보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사반대’ 국민청원.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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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미국과 이란이 대립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해달라’고 공개 요청한 것과 관련해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사 반대한다”는 청원 글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복무를 마친 아들을 둔 엄마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8일 청원글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될 것 같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해왔는데, 세상에서 제일 우매하고 멍청한 짓은 전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거나 말하는 자라고 생각한다”며 “전쟁에서는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며 어느 나라든 아픈 역사고 비극”이라며 “우리의 5,000년 유구한 역사 속에 너무나 많은 외세의 침략으로 아픔과 고통의 생채기가 가시지도 않은 이 시점에 또 다시 우리 아이들을 전쟁터로 내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강조했다. 이 청원은 9일 오전 9시 기준 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7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7월부터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추진, 동맹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 공동 방위를 요청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스드군 총사령관이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 이란이 8일 이라크내 미군 공군기지와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을 폭격하면서 보복에 나서 전운이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이란 강경 제재에 들어가겠다며 군사력을 사용하길 원치 않는다고 밝혔고, 이란은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이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안정적인 원유수급을 위해 필요하단 주장도 나온다. 청와대는 해리스 대사 발언에 대해 “한 나라의 대사가 한 말에 대해 일일이 답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라고, 외교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밝혔으나 미국-이란 관계 등을 고려해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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