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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委 전원 표결 10번 중 2번에 그쳐…정부도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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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국회 통과 1년째 못해

    노사 갈등 줄일 방안으로 지난해 2월 발의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인상률을 두고 노사 간 격렬한 갈등은 올해도 반복될 전망이다.

    정부는 "노사가 상습적으로 심의·표결 과정에서 퇴장해 최저임금의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까지 내놨지만 사실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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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노사공익 합의로 최저임금액이 결정된 사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7년, 2008년 단 2차례 뿐이다.

    그 밖에 경우는 모두 표결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하지만 심의 또는 표결 과정에서 노사가 논의 흐름에 반발, 퇴장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최저임금위원 전원이 최저임금안 표결에 참여한 사례는 2017, 2019년 두차례에 불과하다. 지난 2018년 경영계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안 부결된 것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고, 이후부터 전원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결에도 불참해 노동계와 공익위원들이 인상률을 의결했다.

    정부도 전날 이러한 사례를 언급하며 "최저임금 결정시 이해관철을 위해 심의과정에서 노사 불참사례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수용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이 의결되면 제동을 걸 방법도 없었다. 1988년 최저임금제가 시행된 이후 노사로부터 총 23차례의 이의제기가 있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아직 단 한번도 재심의를 요청한 적이 없다.

    정부는 지난 2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꺼내들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심의구간을 정하고, 결정위원회에선 노사와 공익위원이 최종적인 최저임금액을 결정하는 구조였다. 고용에 미치는 영향, 노동생산성 등 객관적인 지표를 결정기준에 추가하기도 했다.

    결정체계 개편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세부 내용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대다수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결정방식은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후로 약 30년 동안 한번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결정체계 개편안은 지난 1년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공염불에 불과한 대안이 된 셈이다. 심지어는 국회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거치지 못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지난 3월 이후 안건으로 삼지도 않았다.

    이대로 오는 5월 20대 국회가 종료되고, 결정체계 개편은 묻힐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되기 때문에 기존대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전망이다. 그럼 입장 차가 큰 노사는 또 다시 인상률을 두고 갈등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결정체계 개편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지금 분위기로선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우선은 최저임금위 사무국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정구조 이원화라는 엉뚱한 대안을 내놨기 때문에 노동계와 경영계. 어느 쪽의 호응도 받지 못했다"며 "노사 양측 간 이해 격차가 커서 합의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라리 국회 또는 공익위원이 노사 양측의 의견을 듣고 결정 내리는 것이 낫다"며 "해마다 국가 전체가 최저임금 논의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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