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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美-이란 갈등에… 화장품 업계, 중동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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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아모레·LG생건, 중동 진출 중

성장 중인 중동 시장·높아진 K뷰티 인지도 고려

업계 “매출 비중 크지 않아… 장기적으로 접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중동에서 감돌던 전운이 누그러지며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이 한숨을 돌리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들이 새로운 K뷰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급작스럽게 고조됐던 탓이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한 만큼 전략을 급선회하기보다 중동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이데일리

지난달 문을 연 미샤 이라크 1호점(사진=에이블씨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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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078520)는 지난달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이라크에 미샤 매장을 냈다. 기존에도 이란 등에서 현지 사업자와 손잡고 화장품을 유통해 왔지만 현지에 미샤 매장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2016년 5월 아모레퍼시픽 중동법인(Amorepacific ME FZ LLC)을 설립해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자사 브랜드 에뛰드하우스 매장을 열었으며 이후 중동 전역으로 시장을 확장해 갔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UAE를 비롯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LG생활건강(051900)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6년부터 일찌감치 요르단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더페이스샵은 요르단에서 1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45개, UAE에서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139480) 또한 지난 2017년 자사 화장품 전문 브랜드 ‘센텐스’의 사우디아라비아 첫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5월 2호점을 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까닭은 그만큼 중동에서 K뷰티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대(對) 중동 화장품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13만5000달러에 불과했던 중동향 화장품 수출액은 2015년 3145만달러, 2016년 3648만달러, 2017년 4718만달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K팝 인기가 높아지면수 주 팬층인 10~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세계 화장품 시장 성장률과 비교했을 때 중동 및 북아프리카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두 배에 달해 아직 매출 비중은 작지만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동 시장에 대한 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이란은 미국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한 데 따른 보복조치로 이라크에 위치한 미군 기지 2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무력을 행사보다는 경제 제제를 택하겠다고 밝히며 전쟁 가능성은 줄었다.

중동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양국 갈등이 현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입장이지만 지속적으로 시장 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페이샵 매장은 모두 주요 도시의 도심에 위치해 있어 현재 갈등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며 “아직까지는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 역시 “이라크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갈등 고조와는 별개로 현지 내수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으며 중동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타격이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 동남아 시장과는 달리 중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제적 투자를 한 것이니만큼 당장 경영 전략을 수정하기보다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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