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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美, 우크라 여객기 이란 격추설에 '무게'…트럼프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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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리들 "위성 자료 분석 결과, 격추 가능성 크다"

국방부 논평 거부…트럼프 "누군가 실수 했을 수도"

이란 "루머 비논리적…제기된 의혹들 전부 거짓말"

이데일리

이란 테헤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 항공사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 사고 현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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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추락해 탑승자 176명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미국 측은 보고 있다. 이란 측이 거칠게 부인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의심이 간다”며 이란의 ‘돌발적’ 격추에 무게를 실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관리 2명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당시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객기가 비행 중일 때 지대공미사일 2기가 열 감지에 의해 포착됐으며, 그 직후 여객기 부근에서 폭발이 발생했다는 게 이들 관리의 주장이다. 이들 관리는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발생한 돌발적 피격으로 보고 있다. 미 3대 공중파인 NBC방송도 스파이 위성 사진과 당국자들의 발언을 토대로 “격추에 무게가 실리는 정황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논평을 거절한 상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8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란의 미사일 공격 보복에 대해 ‘군사행동’을 배제한다며 긴장 완화를 택한 상황에서 미 국방부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경우 양국 간 관계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는 시선이 팽배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계적인 결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 측의)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 있다” “(이란에 의한 격추일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지만, 결정적 증거 등 더 이상의 구체적 언급을 피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이란 반관영 통신사인 ISNA는 “과학적으로 지대공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비행기를 명중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루머는 비논리적”이라는 알리 아베드자데 이란 민간항공기구 대표의 발언을 빌어 일축했다. 앞서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총참모부 수석대변인도 “탑승객 대부분은 매우 귀중한 이란 젊은이들이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제기되는 의혹들은 전부 거짓말”이라고 부인했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이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 2개를 미국 측에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은 의구심을 더욱 불러일으켰다. 이란 영토에서 발생한 사고의 국제법상 조사 주체는 이란이지만, 항공기 소속 국가와 항공기 제조업체, 관련 기관들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사고 여객기를 제조한 보잉과 여객기 엔진 제조사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미국 기업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추락 원인에 대한 어떠한 조사에도 완전한 협력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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