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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미국·캐나다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이란 “증거 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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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실수' '의심' 등 표현 / 이란 '기계적 결함' 주장 일축 / CNN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 보도 / 이란 "이란 겨냥한 심리전" 반박

세계일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9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하르짓 사잔 국방장관(가운데), 조너선 밴스 참모총장(오른쪽)을 배석시킨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타와 AFP=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 등이 이란 테헤란 인근에서 추락해 176명이 숨진 우크라이나 여객기 사고가 이란의 미사일에 피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우발적으로 발사된 이란 미사일에 격추됐음을 시사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도 “(이란이 실수로 격추시켰다는) 높은 수준의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의 실수”, “의심을 갖고 있다” 등의 표현으로 ‘기계적 결함’ 때문에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이란 측의 설명을 우회적으로 일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아마도 의도치 않게 발사된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됐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미국과 캐나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외신들도 이날 잇달아 이란에 의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피격됐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SA-15) 두 발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말했다. NYT도 피격 당시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우리가 확보해 검증한 영상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륙한 지 몇 분만에 피격됐음을 보여준다”면서 “여객기가 피격으로 곧바로 폭발하지는 않았고 공항 쪽으로 방향을 돌려 몇분가량 더 비행하다 빠르게 추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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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수도 테헤란 공항을 출발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 현장에서 8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수색에 나서고 있다. 테헤란 AP=연합뉴스


이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런 주장을 담은) 이 모든 보도들은 이란을 겨냥한 심리전”이라며 “이번 추락 사고로 자국민이 희생된 나라들이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사고 여객기의 제조사인 보잉 역시 블랙박스 조사 과정에 참여할 대표를 보낼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압바스 무사위 외교부 대변인은 “캐나다 총리와 이번 사고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모든 정부에 모든 정보를 이란의 사고조사위원회에 넘겨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8일 오전 6시12분쯤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B737-800 여객기는 이륙 3분 뒤 추락해 승무원과 승객 등 탑승자 176명 모두 숨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에 따르면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과 독일 각 3명이다.

우크라이나는 국제 사회에 사고 조사를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진실을 원한다”며 “이 비극에 대한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는 나라로부터 정보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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