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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미국-이란 전운 속 미·EU 항공당국 '이란·이라크 우회' 지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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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 '운항금지'에도 주요 항공사 운항 지속 '안전불감증'

우크라 추락기는 미 당국 금지령 이후 이착륙한 13번째 여객기

연합뉴스

테헤란 외곽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이영섭 기자 =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 후 불안이 커지자 유럽연합(EU)과 미국 항공 당국이 소속 항공사들에 이라크 상공을 피해 운항할 것을 지시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쾰른에 본부를 둔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일부 유럽 항공사들이 이 같은 지시에 따라 항로를 조정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전날 네덜란드 KLM 항공, 프랑스 최대 항공사인 에어프랑스, 이탈리아의 알리탈리아 등 EASA 회원국 소속 항공사들은 자체적으로 이라크와 이란 영공을 피하기로 했다.

독일 국적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같은 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출발하는 이란 테헤란행 항공편을 취소했다가 9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륙한 해당 항공기는 테헤란 도착 전 회항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루프트한자 측 대변인은 테헤란 공항 인근 영공에 대한 안전 평가 결과가 바뀌어 회항을 결정했으며, 이는 순전히 예방적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아 항공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보고 및 테헤란 공항과 영공의 안보 상황에 대한 평가 변동으로" 9~10일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터키 항공도 이란과 이라크 운항을 임시 중단했다.

항공사들의 이런 결정은 미국이 이란군 최고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십 수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치솟은 직후 취해졌다.

같은 날 이란 테헤란 외곽에선 우크라이나 항공사 소속 보잉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미국에서는 다수 항공사가 이란 상공 비행을 금지하는 항공당국의 긴급 명령에도 운항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기 이미 2시간 30분 전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자국의 항공기 조종사와 항공사를 대상으로 이란, 페르시아만, 오만만 상공 비행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 항공사가 FAA의 지시를 따를 의무는 없지만 통상적으로는 이를 따르는 편이다.

특히 FAA의 긴급명령은 중동의 정치적 긴장과 군사 활동 고조로 미국 항공기가 계산 착오나 오인으로 여객기가 "의도치 않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의미라는 것이 AP의 설명이다.

하지만 루프트한자, 터키항공, 카타르항공,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 등은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도 여객기 운항을 계속했으며 심지어 이들 항공사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한 직후에도 운항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피터 골즈 관리국장은 "전쟁 현장인데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한 행동"이라며 "매우 위험하고 기이한 일"이라고 평했다.

실제 FAA가 비행 금지 명령을 내린 뒤 12편의 여객기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이·착륙했으며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13번째 여객기였다.



younglee@yna.co.kr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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