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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경기도민 76% “사회 불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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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硏, 1200명 모바일 설문 / 81% “富 축적, 부모 재산·집안 중요” / 법 집행 분야 공정성 ‘최악’ 인식 / “불공정 탓 울분” 정치 부패 ‘최고’ / ‘학종보다 수능이 공정’ 응답 많아

경기도민 4명 중 3명꼴로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여기고 울분을 느끼는 도민도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민들을 화나게 하는 사회 이슈에선 ‘정치부패’가 1위에 꼽혔다.

12일 경기연구원이 2020년을 맞아 19~69세 경기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공정한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는 부정적 응답이 76.3%가 나왔다. 반면 ‘그렇다’라는 긍정적 응답은 23.7%에 불과했다.

세계일보

부자가 되기 위해 본인의 노력과 능력(18.7%)보다는 부모의 재산이나 집안이 더 중요하다(81.3%)는 답변이 4배 이상 많았다.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가’와 ‘마땅한 보상을 받는가’라는 질문에는 학력, 소득, 자산, 고용 수준이 낮을수록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에는 평등한 분배나 선별적 분배보다 능력에 따른 분배(51.0%)를 더 선호했다.

평등한 분배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더 주는 사회복지 차원의 방식보다는 노력과 투자를 많이 한 사람에게 더 많이 보상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은 셈이다.

공정성에 대한 인식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불공정하다’(10점 척도에서 5.5점 이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분야별로는 법 집행 공정성이 3.4점으로 가장 낮았고, 대기업·중소기업 관계, 분배구조, 소득에 따른 과세, 성 평등, 취업 기회, 교육 기회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고 응답한 사람과 ‘공정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 사이에는 재산축적이나 취업 기회, 소득에 따른 과세, 적정 임금 기회 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뚜렷했다. 자신이 하위층에 속한다고 생각할수록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아울러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울분 정도(4점 척도)를 측정한 결과 3.39점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13개 이슈에 대한 조사에서 울분 수준이 가장 높은 분야는 정치부패로 3.61점에 달했다. 이밖에 사법 관행 3.60점, 편파 보도 3.55점, 편파 수사 3.52점, 안전사고 3.46점, 개인·기업 갑질 3.45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 위주 전형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이 더 공정하다고 응답했다. 수능보다 학생부 위주로 뽑을 경우 부유층 자녀에게 더 유리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장은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울분을 낳고, 울분은 극단적인 선택이나 혐오 감정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위험이 크다”며 “절차적 공정성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분배 정의를 실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정부=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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