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당국은 미군 주둔 이라크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4시간 40여 분이 지난 시간대에 여객기가 민감한 군사 중심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적대적 표적으로 오인했다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의 반격을 걱정할 정도의 긴박한 상황이라면 민간 항공기 운항부터 중지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민간 여객기가 무력충돌 와중에 억울하게 희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고 우크라이나와 충돌하던 2014년 7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29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의 막바지였던 1988년 7월 미 해군은 이란 민간 항공기를 격추해 290명이 숨졌다.
특히 1983년 옛 소련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을 경험한 우리에게 이번 사건은 남의 일 같지 않다. 게다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도발은 동북아시아를 오가는 민항기를 지속적으로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단거리 발사체를 아무 예고 없이 13차례나 발사해 동해 상공을 오가는 항공기와 어선의 안전을 위협했다. 특단의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무고한 민간 여객기 격추는 반인륜적 범죄로 책임자를 철저히 응징해 단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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