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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취준생들 심리 치유ㆍ경제적 지원… “희망 싹텄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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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일자리, 지역에서 앞장섭니다] <8> 전북 전주 ‘청년쉼표’
한국일보

전북 전주시에 진행하는 ‘청년쉼표’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쉼표는 청년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을 대상으로 경제적 지원과 심리 치료를 돕는 사업이다. 전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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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취업 준비생들이 기댈 희망의 버팀목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김근태(28)씨. 심리적 압박감에 하루하루가 힘들었던 김씨는 전북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쉼표에 참여한 뒤 많은 변화를 체험했다. 그는 “개인 상담을 통해 고민과 걱정을 털어놓으면서 심리적 안정을 되찾고, 희망이 싹터 어려움을 버텨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8년 8월 취업 준비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청년쉼표를 찾았다. 프로그램 참여 당시만 해도 김씨는 취업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여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들었지만 친구의 권유로 함께 지원했다. 서류심사와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된 김씨는 개인별 심리검사와 집단상담, 청년힐링캠프에 참여했고 매월 50만원씩 총 150만원의 청년수당도 지급받았다.

이 모든 과정을 마친 김씨는 잃었던 자존감을 찾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뚝심을 얻게 됐다. 김씨는 “청년쉼표는 긴 시험을 준비하며 지친 나를 잠시 쉬어 가게 하는 쉼터였고 희망을 지켜 갈 버팀목이었다”며 “취업이나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자신을 한번 쯤 되돌아보면서 지친 자아를 충전해 자존감을 높이고 도전의 기회를 만들어 준 프로그램이었다”고 소개했다.

전주 청년쉼표는 경기 침체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들에게 심리치유와 경제적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기존 청년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2017년 11월 도입한 새로운 전주형 사회보장제도다. 활동수당을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며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 회복이 핵심이다. 신청 자격은 전주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만 18~39세 미취업 청년이다.

프로그램은 6단계로 진행한다. 1단계 진로적성, 성격정서, 정신건강 등 9가지의 개인임상심리검사에 이어 2단계는 상담전문가로부터 사회기술훈련, 대인관계 등을 배운다. 3단계는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찾고 4단계는 참여자 활동을 공유하는 힐링캠프가 열린다. 5단계는 활동 내용과 소감, 심적 변화 등 자신만의 에세이를 쓰고 6단계는 취업ㆍ창업, 자원봉사, 소모임 결성 연계 등 구체적 진로를 설계한다.

사업효과는 뚜렷이 나타났다. 6기 프로그램(지난해 8~12월) 참여자의 사전 심리검사에서 98%가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스트레스 상태로 조사됐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100% 만족도를 기록했다. 심적 치유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98%였으며, 자존감 강화 92%, 구직ㆍ취업 도움 83%, 외부활동 및 대인관계 도움 87%로 각각 집계됐다.

청년쉼표는 2018년 50명, 2019년 200명이 지원해 올해는 300명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주시는 청년 일자리 지원을 위해 문화콘텐츠를 창작과 창직, 창업 활동으로 연결하는 ‘청년상상놀이터’,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거점 공간 ‘오렌지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청년소통공간인 ‘비빌’ 등을 운영 중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청년들이 구직 도전과 실패로 상처와 우울증, 상실감이 누적되고 자존감을 잃은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일자리 정보와 기회를 제공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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