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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휴대폰은 할인혜택에 혹해서 차는 목돈없어 나눠내는 당신 할부금리는 계산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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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대신 월납부액만 깨알 표시

할부·리스 금리 고신용자도 5~6%대

중고차 등은 10% 넘는 곳도 ‘수두룩’

자칫 연체라도 하면 없는 살림 ‘거덜’

렌탈 후 구매 등도 조건 잘 따져 봐야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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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만 좋으면 은행에서 1억원을 빌려도 연이자가 300만원이 안되는 저금리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신용에 관계없이 상당한 고금리가 적용되는 곳이 있다. 자동차, 스마트폰, 가전 등을 마련할 때 이용하는 할부와 리스시장이다. 신용이 높아도 연5~6%는 예사고, 연 10%를 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고신용자들은 은행 등 1금융권을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지만, 영업사원들은 각종 할인과 서비스로 고객들을 고금리 할부로 유혹한다.

▶스마트폰 할부금리 연 5.9%…신용무관 일괄적용=60대 남성 홍모 씨는 최근 휴대폰을 구입하면서 단말기 값을 24개월 할부로 내기로 했다. 100만원 남짓한 휴대폰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다. 이통통신사와 통신비 약정도 맺었다. 이동통신사들은 할부조건을 안내할 때 할부금리를 ‘아주 작은’ 글씨로 표기한다. 최근 기준 연 5.9%다. 최근 예금기관의 500만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2019년 11월말 기준 4.5% 안팎이다.

100만원짜리 스마트폰을 3년 약정으로 구입한다면 117만7000원을 주고 사는 셈이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 할부와 요금제를 결합시킨다. 초기 구입부담을 줄이기 위해 필요 이상의 데이터와 통화조건을 선택해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라리 소액대출을 받아 공기계를 산 후 원하는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연 3%면 빌리는데…‘눈 뜨고 코 베이는’ 자동차 할부=30대 남성 B씨는 최근 새차를 구매하면서 할부를 택했다. 영업직원과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할부조건이 제시됐다. 할부를 이용하면 할인과 함께 각종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자동차 영업사원들은 할부금융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의 여신전문금융회사의 할부 금리는연 4~6%대다.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10% 현금구매비율로 36개월에 나눠 구입하면 16개사는 신용등급(나이스신용평가 기준)에 따라 평균 4.5~6.4%의 금리를 매기고 있다. 3000만원짜리 쏘나타를 36개월 할부(현금10%, 금리 6.4%)로 산다면 이자만 173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2019년 11월 기준 예금기관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3.9%다. 신용등급이 높으면 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중고차는 더 하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중고차 평균할부 금리는 연6~14% 수준이다. 역시 물론 신용등급에 따라 5등급은 평균 12.2~18.1%의 금리를 적용 받아 2000만원짜리 중고 쏘나타를 구입시 이자만 244~362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최고 이자율은 20%에 육박하기도 했다. 1등급이어도 최저금리(22개사 평균)가 7.3%다.

연체시 이자는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폭스바겐파이낸셜은 연체 이자율이 8.65~11.89%로 형성돼 있고, 롯데캐피탈도 7.60~10.90%에 달하고 있다.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보다 금리가 더 높게 형성돼 있다. 신차의 경우 28개사의 평균 최고금리는 9.4%이고, 중고차는 25개사 최고 평균 17.3%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안마의자, 39개월 렌탈하면 17% 더 비싸=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를 보면 일부 안마의자 등 상품은 일시불보다 렌탈이 약 50만원 비쌌다. 일시불 판매가가 300만원인 상품을 소유권이 이전되는 39개월 약정으로 렌탈하면 월 8만9500원을 내야했다. 렌탈기간 총지불액은 349만500원으로 일시불 구매보다 약 49만500원 높다. 다만 안마의자 등은 고장이 잦은 편이어서 현금구매 보다는 렌탈이 사후서비스(A/S)가 좀 더 유리할 가능성은 있다.

타이어도 일부의 경우 렌탈이 일시불 구매보다 7만4000원 비싼 것으로 앞서 조사됐다. 일시불로 구매하면 공식인증판매점에서 17만8000원에 구입이 가능했지만, 소유권 이전 조건으로 1년 동안 렌트하면 2개 기준으로 월 2만7700원(렌탈등록비 2만5000원 불포함)으로 총 33만2400원을 지불해야 했다.

▶늘어나는 할부금융사 이익=2019년 1분기 2%가 넘던 금융채(AA-, 3년) 금리는 2분기 들어 1%대로 떨어졌고, 3분기엔 1.5% 아래로까지 내려갔다. 4분기 1% 후반대로 다시 반등했지만, 여전히 2018년 대비 낮은 수준이다. 덕분에 금융권에서 보기 드물게 할부금융사 실적은 가파른 성장세다.

할부금융사 1위 현대캐피탈의 2019년 3분기 누적 실적은 영업수익(매출) 2조5386억원에 영업이익 32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9.3%, 14.2%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KB캐피탈도 영업이익이 9.5% 불어났다.

▶고금리 할부 피하려면=전문가들은 할부나 렌탈로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실제 적용되는 할부금리를 잘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신용등급이 높아 다른 금융권에서 자금을 융통하는 게 더 유리하다면 굳이 할부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할부 이용에 따른 각종 혜택과 서비스를 제안받을 경우 그 경제적일 가치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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