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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PC방에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뒤 컴퓨터들을 몰래 조작해 1년간 유명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1억6,000만회 조작한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김봉현 부장검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PC방 관리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A(38)씨와 바이럴마케팅 업체 대표 B(3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 사이 전국 PC방 3,000여곳에 악성 기능이 숨겨진 게임 관리 프로그램을 납품했다.

A씨 일당은 PC방마다 설치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21만여대에 달하는 컴퓨터를 자신들 마음대로 조종 가능한 ‘좀비PC’로 만들었다. A씨 등은 이렇게 확보한 PC로 수익을 창출하기로 했다. 모의 끝에 찾아낸 수익성 높은 사업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조작이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록 알고리즘을 연구해 마치 사람이 자판을 누르는 것처럼 검색어를 한 음소씩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텔레마케팅 사무실까지 차리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선 이들은 상담원 9명을 고용해 포털사이트를 통한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업체들에 연관검색어 조작 홍보를 권유했다.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챙긴 수익은 최소 4억원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이 기간에 ‘좀비PC’들을 이용해 총 1억6,000만회의 검색어 조작을 해 9만4,000쌍의 키워드가 연관검색어에 등록되게 했다. 포털사이트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나오는 ‘자동완성 검색어’는 같은 방식으로 4만5,000여개를 등록했다.

이들은 심어둔 프로그램을 이용해 PC방 이용자들이 포털사이트에 접속할 때 입력하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 56만건을 탈취하기도 했다. 검찰은 일부 계정이 1개당 1만원에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A씨·B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프로그래머 C(37)씨와 영업 담당 직원 D(27)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악성 프로그램은 PC에서 어떤 작업이라도 몰래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전국 PC방의 컴퓨터 21만대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었으나 수사를 통해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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