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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우리은행장 선임 '속도조절'…정식 임추위 DLF 제재심 이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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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제재심 진행 상황 본 뒤 임추위 본격 개시할 듯

뉴시스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작업이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행장 선임 절차 개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당초 설 연휴 전 차기 행장 선임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는 제재심 진행 상황을 보면서 절차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를 선임하기 위한 공식적인 첫 회의를 16일 DLF 제재심 이후 개시할 예정이다. 임추위는 지난 6일 열린 이사회 직후 사전 간담회를 갖고 설 연휴 전 차기 행장을 선임하겠다고 의견을 모았으나 아직 첫 회의를 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임추위는 지난달 30일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빠르게 확정지었다. 제재심 이후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을 뒤엎은 '깜짝 결정'이었다. 제재심 일정이 끝나지 않았는데 우리금융 임추위가 회장 연임을 결정한 것을 두고 금감원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금감원은 손 회장에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상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3일 이번 연임 결정과 관련해 "DLF 제재심 결과를 보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제재심에서 징계 결정이 안 날 경우 30일 한 차례 더 열릴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행장 선임을 가속화할 경우 자칫 당국과의 마찰 등 오해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다. 손 회장이 제재심 대상에 올라 있어 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우리금융의 자회사 대표를 뽑는 이번 임추위에는 장동우·노성태·박상용·전지평·정찬형 등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5명의 사외이사를 비롯해 손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차기 행장 선임 절차 전반에 미치는 손 회장의 영향력은 클 수 밖에 없다.

행장 후보로는 지난 회장 선임 과정에서 손 회장과 함께 '숏 리스트(압축 후보군)'에 올랐던 내부 인사를 비롯해 범(凡) 우리은행 출신 인사까지 여러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사장도 후보군이다. 우리은행 출신인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와 이동빈 수협은행장 이름도 언급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직 안정 차원에서 내부 인사가 행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동안 손 회장이 "내부 출신을 고려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행장 자리를 번갈아 맡아왔던 내부 전례가 깨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은행(전 한빛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일대일 합병으로 만들어졌지만 계파가 나뉘어지면서 행장 선임 과정에서 늘 경쟁을 빚었다.

손 회장이 한일은행 출신이어서 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행장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후보군 중 김정기 부문장과 조운행 사장이 상업은행 출신이다. 반면 이번에는 출신 은행간 갈등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DLF 제재심 결과에 따라 '숏 리스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관건이다. 후보 중에서는 정채봉 부문장이 제재심 대상에 포함돼있다.

제재심 이후 임추위가 개시되더라도 행장 후보는 이달 말 안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 관리·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 조직 안정 등 우리은행에 놓인 과제가 산적해있어 임추위 내부적으로 행장을 가급적 빠르게 선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회장 선임 때와는 달리 절차적 투명성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숏 리스트'를 공개하는 방안에도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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