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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어린이집 성추행 사건에…5살부터 성교육 그룹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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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12월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서울시 북부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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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이영은 씨(가명)는 최근 지인 소개로 다섯 살인 아들의 성교육 과외를 시작했다. 1회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크게 부담이 되긴 했지만, 아들이 의도하지 않게 성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가 이따금씩 성과 관련된 이상한 단어나 질문을 할 때마다 당황하고 덮어버리기 일쑤였다"며 "이참에 우리 부부도 아이가 올바른 성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학부모 특강도 찾아 들을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남 어린이집 유아 간 성추행 의혹' 사건 이후 자녀가 성범죄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성교육 과외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한 어린이집에서는 6세 남아가 같은 반 여아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피해 여아 학부모의 폭로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가해자가 아직 초등학교에도 가지 않은 유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사건은 아동 간 성범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해 아동 학부모가 올린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청원 글에는 24만1135명이 동참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성교육 동화책을 구한다는 글, 부모·자녀 간 성교육 코칭법이 궁금하다는 글, 출장 성교육 하실 분을 모집한다는 글 등 아동 성교육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보통 출장 성교육의 경우 1회당25만~30만원 안팎 비용이 든다. 만약 5명이 팀을 이뤄 교육을 받게 되면 1인당 5만~6만원 비용이 드는 셈이다. 알음알음 지인 소개로 단독 과외를 하게 되더라도 그 비용은 1회당 최소 10만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유치원이나 학교 등 공교육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단발성에 그치다 보니 학부모 수요가 사교육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제대로 성교육을 담당해 준다면 고가의 과외를 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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