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3일 한미외교장관회담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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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파병, 방위비 분담, 비핵화 협상 재개 등 한미동맹 난제를 풀기 위한 굵직한 회담이 이번 주 줄줄이 개최된다. 미국이 ‘동맹관계 속 한국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의제가 대부분이어서 외교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당장 미국이 요청해온 한국군 호르무즈해협 파병 논의의 가닥이 곧 잡힐 전망이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13일 출국했다. 강 장관은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와 양자 현안, 최근 중동 문제 등 포괄적 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며 특히 “(호르무즈 파병 관련) 미국의 지금 생각을 들어보고 이번에 나눈 얘기가 (정부 결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 주요 의제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북핵협상 재개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하면서 미국은 이번 회담을 한국 등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을 돕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자리로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두고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결국 이미 호르무즈 인근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미국 요구에 호응할 가능성도 있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가 13일 오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제11차 방위비 분단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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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인 13,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6차 회의가 열린다. 한국 측 협상 대표인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한미 간 여전히 입장 차가 있지만, 그간 논의 과정에서 이해 폭을 확대하고 일정한 정도의 진전도 이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애초 1조 389억원인 한국의 방위비 분담 규모를 약 49억 달러로 늘리라는 요구를 해왔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한국 등)은 부유한 나라”라며 “나는 ‘봐라, 우리는 당신들을 지켜주고 있다. 당신들은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훨씬 더 많이 지급할 예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는 대폭 증액 대신 ‘합리적이고 공평한 부담’ 기조로 미국의 압박에 맞선다는 계획이나, 호르무즈 파병 문제 등과 엮여 복잡한 방정식이 필요한 의제다.
북핵 문제를 둔 한미 간 협의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미국 방문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이르면 이번 주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교착 상태인 북미대화 재개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북한이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단기간 내 해법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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