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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산업계 감초 '과산화수소' 생산 촉매 값 2000배 낮추는 기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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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산업에 감초 격인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 촉매의 가격을 2000분의 1로 낮추고, 생산 성능은 8배 높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과 성영은 부연구단장, 유종석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구성한 연구팀은 13일 과산화수소 생산용 촉매의 재료를 값비싼 팔라듐 같은 물질 대신 코발트로 바꾼 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14일 실렸다.

과산화수소는 치약과 주방세제 같은 생활용품은 물론 의료용 멸균제, 폐수 처리제, 반도체 공정용 불순물 제거제 등에 널리 쓰여 화학산업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초정밀 반도체와 기계 부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과산화수소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용화된 과산화수소 생산공정에는 팔라듐 같은 귀한 물질로 만든 촉매를 써야 한다. 비싼 데다 에너지 소비도 많고 다루는 과정도 복잡하다. 연구진은 탄소의 일종인 2차원 그래핀 위에 코발트 원자를 올린 새 촉매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코발트가 싸기 때문에 촉매 값은 기존의 2000분의 1로 내려갔다. 팔라듐은 1온스 당 2000달러지만 코발트는 1달러 정도다.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기존 촉매를 쓰는 생산방식은 공정마다 부산물을 씻어내기 위한 화학물질이 쓰이지만 새 촉매는 물과 산소, 전기 외에 다른 물질이 필요 없다. 새 촉매는 더 오래 쓸 수도 있다.

연구진은 가장 효율이 좋다고 알려진 비싼 귀금속 촉매보다 최대 8배 이상 생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새 촉매 1㎏으로 하루 341.2㎏(팔라듐 촉매로는 약 40㎏)의 과산화수소를 만들 수 있다. 현 단장은 “세계 100대 산업용 화학물질인 과산화수소를 환경친화적이며 경제적으로 만들게 됐다”며 “과산화수소 외 다른 물질에도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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