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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밤낮이 바뀐 현대인들…"생체시계에 생체리듬 맞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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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주기 연구자 사친 판다의 조언서 '생체리듬의 과학'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우주는 질서 속에 순환한다. 태양이 뜨고 지는 것도, 달이 찼다가 기우는 것도 그 나름의 주기를 갖고 있다. 모든 생명이 그렇듯 인간 또한 생체시계에 맞춰 생존·진화해왔다.

뇌를 비롯한 신체기관과 세포, 유전자에도 저마다 생체시계가 있다. 인체의 장기들 역시 생체리듬에 맞춰 살아간다. 움직일 땐 움직여야 하고, 쉴 때는 쉬어야 하는 것이다. 생체시계가 고장나 생체리듬이 깨져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생체리듬의 과학'을 펴낸 사친 판다는 생체리듬 연구자다. 그가 눈의 망막에서 청색광 센서를 발견한 덕분에 우리는 건강에 햇빛과 조명이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이번 책은 생체시계에 맞춰 삶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일러준다.

인간이 자신의 생체시계에 맞서 사용한 최초의 도구는 불이었다. 불의 발견과 발명 덕분에 우리 인간은 밤을 지배할 수 있게 됐다. 불은 음식 조리를 돕고, 질병을 막아주며, 추위도 이기게 해줬다. 하지만 과도하고 불규칙적인 빛은 생체리듬을 교란시키는 부작용 또한 낳았다.

예컨대, 노동자들은 밤낮 교대근무를 밥 먹듯 한다. 당연히 생체시계가 혼란을 겪고 생체리듬 또한 깨지기 십상이다. 하룻밤 야간근무를 하면 인지능력은 1주일 동안 정상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 한 시간 시차가 날 때마다 생체시계가 적응하는 데 거의 하루가 걸리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심해지면 불면증에서부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우울증, 불안장애, 편두통,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치매, 심지어 암에 이르기까지 온갖 질병을 얻게 된다.

뒤틀린 생체리듬을 바로잡으면 질병이 완화 또는 회복될 수 있다. 본래의 24시간 주기 리듬을 회복할 경우, 질병의 진행을 역전시키거나 치료를 가속화해 좋은 건강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즉, 생체리듬의 재설정·최적화가 현대인의 만병통치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건강의 본바탕을 이루는 3대 주요 리듬은 '수면', '식사', '운동'. 이들 세 리듬이 완벽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작동할 때 우리는 이상적 건강 상태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셋 중 하나가 깨져버리면 나머지 리듬도 틀어지기 마련으로, 이는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수면의 경우 아기였을 때는 최소 9시간, 그 이후로는 7시간 수면 패턴을 유지하도록 인간에게 프로그램돼 있단다. 밤이면 뇌에서 해독 작용을 해 자는 동안에 깨끗이 청소되고 새로운 뇌세포가 생성된다. 잠이 부족하거나 숙면을 하지 못하면 생체시계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것. 따라서 저녁에는 가급적 어두운 환경을 유지하되 불가피할 경우 청색광 차단 안경을 쓰거나 적색광, 주황색 조명을 활용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아침에 접하는 첫 햇빛이 뇌의 시계가 되듯, 아침밥 첫 한 입은 우리 기관의 생체시계를 재설정한다. 섭취하는 첫 음식과 마지막 음식은 내장과 간, 근육, 신장 등의 기관을 언제 작용시켜야 할지 결정한다는 것. 아침에 처음 식사를 한 후 8~12시간 이내로 저녁식사를 제한하는 식사요법을 실천하면 면역기능이 최적화하고, 감염도 줄이며, 전신성 염증도 감소시킨다.

운동, 즉 신체 활동에도 그 리듬이 있다. 활발한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뇌의 긴장을 풀어줘 우울감과 불안감을 감소시키고 근력, 뼈 건강, 운동 협응력, 신진대사, 장 기능, 심장 건강, 뇌 기능을 강화한다. 이른 아침에 하는 운동이나 늦은 오후에 하는 운동 모두가 뇌 기능 강화 같은 생체리듬 증진에 도움이 된다. 그만큼 타이밍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종서적. 392쪽. 1만9천원.

연합뉴스

생체리듬의 과학



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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