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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대통령 '비핵화 낙관론'…'남북협력→비핵화추동' 원칙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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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의지 여전히 신뢰…"여유 많지 않다" 대화 촉구

"북미만 바라보지 않겠다"…남북관계로 북미 교착 풀겠다는 의지 확고

"비핵화 시 상응조치 취해야"…대북 제재 완화 추진 방안 주목

연합뉴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city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교착국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거두지 않았다.

이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대화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친서를 보내는 등 북미간의 '톱 다운' 대화 의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 정상 간 신뢰만을 바라보며 상황을 관망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 비핵화가 선행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북미관계는 물론이고 남북 관계도 진척을 보지 못하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남북 협력에 나서서 비핵화를 추동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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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질문받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카사카 켄타로 일본 교도통신 기자로부터 한일관계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cityboy@yna.co.kr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비핵화 국면을 두고 "남북, 북미 대화 모두 낙관할 수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운전자 역할을 자처하며 형성해 온 북미 정상 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낙관론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던 지난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 달라고 한 데 이어 북한에 별도의 친서를 보내 빚어진 혼란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북한은 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를 친서로 받았다"며 남측을 향해 "자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논란이 좀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한다'면서 양 정상의 신뢰는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역시 자신들이 내놨던 '연말 시한'을 지나면서도 우려됐던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만큼 북미 대화의 진전 가능성은 닫히지 않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대화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에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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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cityboy@yna.co.kr



문 대통령은 "미국이 국내적으로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북미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여유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는 북미가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게 하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미 대화의 교착과 맞물려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남북 관계의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일 신년사에서 '하노이 노딜' 이후 좀처럼 거론되지 않던 김 위원장 답방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북미 양측의 대화로만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비핵화 진전 여건이 조성됐을 때 그 분위기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도 현 상황의 원인으로 꼽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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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질문 받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cityboy@yna.co.kr



문 대통령은 북한이 김 외무성의 담화 등을 통해 남측에 가시 돋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대화 의지나 신뢰는 여전하다는 데 비중을 뒀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면 남북 관계의 발전이나 남북 협력을 위한 대화를 거부하는 내용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이와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은 문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선 점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상응조치에는 대북제재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에서 최대한 협력 관계를 넓혀가면 북미대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대북 제재의 일부 면제나 예외 조치를 인정하는 데 필요한 국제적 지지를 넓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접경지 협력을 비롯해 올림픽 공동개최 등 '낮은 단계의 협력'부터 개시할 것을 북측에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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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는 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cityboy@yna.co.kr



올림픽 공동개최의 경우 남북을 잇는 도로나 철도 등 교통 인프라와도 결부된 문제인 만큼 체육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는 동시에 이와 관련한 대북제재 완화와 같은 이슈가 반드시 협의돼야 하는 대목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에 필요하다면 남북 관계의 진전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는 한편, 북한이 원하는 상응조치인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해 문 대통령이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할 때까지 중국이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도록 함께 협력하겠다"고 역설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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