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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포스텍 연구팀, 분자 간 새로운 자기조립 원리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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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조립하는 인공 미세소관 개발

화학과 김기문 교수팀 성과

뉴시스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화학과 김기문(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사진)교수 연구팀이 분자간 새로운 자기조립을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사진=포스텍 제공) 2020.01.1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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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화학과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이 분자간 새로운 자기조립을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호박 분자로 알려진 쿠커비투릴(Cucurbituril·호박 모양의 고리형 화합물)이 포함된 주인-손님 복합체가 자기조립해 모양 상보성(한 물체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다른 물체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과 서로 일치해 조립될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성질)을 가지는 선형의 고분자 사슬을 형성하고, 이 사슬이 다시 자기조립해 속이 빈 미세소관을 형성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미세소관은 식물과 동물의 세포 내에 존재하며 세포의 골격 유지와 세포 이동, 세포 내 물질의 이동 등에 필요한 기관이다. 즉, 미세소관의 형성과 분해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분열과 세포 내 수송과 같은 세포의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 미세소관은 나노미터 크기의 원형 튜블린(tubulin·세포 내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단백질)들이 선형으로 자기조립해 프로토필라멘트(protofilament·세포의 움직임과 형상을 결정하며 직경이 매우 작고 속이 비어 있는 관을 이루는 단백질 섬유)를 이루고, 더 나아가 여러 가닥의 프로토필라멘트들이 모여 수 마이크로미터의 길이를 갖는 속이 빈 튜브 형태의 구조를 이룬다.

현재까지 미세소관의 계층적 형성 과정을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모방 연구들이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수행됐지만, 분자 수준에서의 형성 원리를 밝히지는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미세소관을 만들기 위해 쿠커비투릴 분자와 양 끝에 티올기(단백질 중의 시스테인 잔기 말단에 위치하며 이황화결합 형성을 통해 단백질의 제2차, 제3차 구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가 달린 분자의 복합체를 단위체로 사용했다.

이 단위체들 간에 형성되는 이황화 결합을 통해 선형의 일차원 고분자가 생성됐으며, 일차원 고분자들은 상호작용을 거쳐 미세소관과 유사한 속이 빈 튜브를 형성했다.

이런 인공 미세소관의 형성 과정은 여러 분광 장비들로 관찰됐으며 생성된 미세소관의 구조는 다양한 현미경 장비들과 포항방사광가속기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규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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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화학과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이 분자간 새로운 자기조립을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사진은 포스텍 연구팀이 규명한 다단계 자기조립 과정 모식도.(사진=포스텍 제공) 2020.01.1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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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 복합체가 자기조립 과정을 통해 선형의 프로토필라멘트를 형성할 때 스스로 단단하게 굳어져 레고 블록과 같이 요철구조를 이루는 것을 발견했다.

특이하게도 형성된 요철구조는 튀어나온 부분이 움푹 들어간 부분과 잘 들어맞아 프로토필라멘트들이 옆으로 조립되기에 적합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생체 내에 존재하는 미세소관의 형성 원리를 규명하는 것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자들이 다단계로 자기조립하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해 이를 기반으로 특이한 구조나 기능을 가지는 신소재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 최근호에 속보로 게재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황우습 박사과정은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단위체에서 출발해 미세소관의 구조를 모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구조뿐만 아니라 미세소관이 생성되는 과정도 규명하고자 했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백강균 박사는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미세소관을 활용해 천연 미세소관이 세포 내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모방하는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r.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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