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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北, 南과 대화 거부 메시지 없다”… 또 들고나온 협력 강화 [文대통령 신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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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 “北 비핵화, 비관할 단계는 아냐 / 마찰 있지만 대화의 문 열려 있어” / 대북제재 해제, 예외적 승인 노력 / 시진핑 訪韓, 북핵 해결 도움 기대 / 강제동원 관련 韓·日 공동협의체 / 정부 차원 참여 의사 첫 공식화

세계일보

지난 2018년 9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교착 국면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상황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을 통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모두 현재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한 것을 양 정상 간의 신뢰를 이어가려는 노력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은 ‘뭔가 도발적 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까지 있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 메시지를 여전히 강조한 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를 하고 싶다”며 “(북한도) 요구가 수긍돼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낙관론을 폈다.

다만 “미국이 국내적으로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북·미 대화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여유가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화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와 별도로 남북 협력을 늘려 관계 개선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의를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더라도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남북 협력을 위한 남북 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전혀 없는 상태”라며 “남북 간에도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남북 협력을 조금 증진하면서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갈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 협력의 예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등의 스포츠 교류를 비롯해 접경지역 협력, 관광 등이 제시됐다.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유엔 대북제재로부터 예외적인 승인이 필요하다면 그 점에 대해서 노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정부가 향후 유엔의 대북제재 빗장을 어떤 형태로 풀어낼지가 주목된다.

상반기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실제 중국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줬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중동발 위기 고조로 미국의 요구가 높아진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히 여길 건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의 안전 문제”라며 “한·미 동맹도 고려해야 하고 이란과도 외교 관계가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현실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관련해선 “기존 협상 틀 속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일 갈등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강제동원 판결 해법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 한·일 변호사, 한·일 시민사회가 제시한 ‘공동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공식적 입장 표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소용·홍주형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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