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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한 올해 뮤지컬 중 주목할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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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보컬·파격적 퍼포먼스 ‘리지’

원작 재해석한 ‘글루미 선데이’ 눈길

경향신문

기존에 인기를 누린 영상물을 뮤지컬로 올리면 관객들의 무대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설과 영화로 이미 유명한 <아메리칸 사이코>는 올해 라이선스 뮤지컬로 국내에서 초연한다(왼쪽 사진). 인기 드라마 <또! 오해영>을 원작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도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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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뮤지컬의 핵심 키워드는 ‘다양성’ 그리고 ‘원작의 재해석’이다. 공연계 전반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뮤지컬 라인업은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하다. 연초부터 대형 공연들이 줄 서 있지만, 특히 눈이 가는 곳은 개성 있는 해외 신작 라이선스 뮤지컬과 다양한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다.

■ 여성, 이머시브…파격적인 해외 초연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여성과 소수자가 중요한 흐름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업 장르인 뮤지컬에서도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들이 관객들의 선택지를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미스터리한 살인사건 다룬 ‘리지’

레즈비언 주인공인 ‘펀 홈’ 기대

‘아메리칸 사이코’ 초연도 관심작


<리지>는 보기 드문 여성 4인조 록 뮤지컬이다. 1892년 미국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1990년 4곡의 실험극으로 시작된 뒤, 20년간 작품 개발을 통해 2009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강렬하고 대담한 보컬, 파격적인 퍼포먼스의 여성 배우들을 볼 수 있다(4월2일~6월21일). <펀 홈>은 미국 만화가 앨리슨 백델의 자전적 그래픽 노블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주인공 앨리슨이 자신이 레즈비언임을 깨닫는 동시에 게이였던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레즈비언이 주역인 최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주목받았다. 2013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뒤 2015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휩쓸었다(7~10월).

아시아 초연인 <제이미>는 열여섯 고등학생 제이미가 편견을 극복하고 드래그퀸이 되는 이야기다. 영국 북부 출신 소년 제이미 뉴를 모델로 한 작품이다. 2011년 연출가 조너선 버터렐이 BBC3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2017년 영국 셰필드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둔 뒤 웨스트엔드를 휩쓸었다. 이번 공연은 오리지널 창작진이 내한해 레플리카 공연으로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창력과 연기력을 갖춰야 하는 ‘제이미’ 역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거리다(7월7일~9월11일).

최근 공연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머시브 시어터(관객 참여형 공연)’ 작품인 <더 그레이트 코멧>은 독특한 공연 방식으로 브로드웨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원제는 ‘나타샤, 피에르 그리고 1812년의 혜성’,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한국에서도 브로드웨이와 마찬가지로 객석 일부를 무대에 설치한다. 19세기 러시아 귀족 살롱을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관객과 배우가 뒤섞여 ‘광란’의 상태를 경험하도록 한다. 공연장으로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유니버설아트센터가 선택됐다(9월15일~11월29일).

지난해 예정된 초연이 올해로 미뤄진 <아메리칸 사이코>도 기대작이다. 198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낮에는 월스트리트의 유능한 은행원이었다가 밤에는 살인마로 변하는 사이코패스 주인공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를 드러낸다. 원작은 브랫 이스튼 엘리스의 동명 소설이며, 크리스천 베일이 주연한 영화로도 유명하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작곡가 덩컨 셰이크가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뮤지컬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순다(5월~). <썸씽 로튼>은 16세기 영국에서 록스타처럼 군림하던 셰익스피어에 맞서 무명의 바텀 형제가 사상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는 유쾌한 이야기다. 유명 뮤지컬들을 패러디해 공연 애호가들은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7~9월).

■ 내가 아는 이야기가 무대로

익숙한 이야기 ‘또 오해영’에

일본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도


국내 창작 초연은 관객들이 익숙한 이야기를 변주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에릭과 서현진이 주연을 맡은 tvN의 로맨틱 드라마 <또 오해영>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드라마와 함께 사랑받은 OST들도 뮤지컬 버전으로 다시 부른다(3월24일~5월31일). 인기 웹툰을 음악극으로 옮기는 <세자전>도 예정됐다. 7명의 왕자가 세자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코믹한 이야기다(11월~2021년 1월).

경향신문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일본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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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창작뮤지컬을 선보이고 있는 왕용범 연출은 영화와 만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글루미 선데이>는 ‘자살의 찬가’로 알려진 헝가리 노래에서 모티프를 얻은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세 남자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4월29일~7월12일).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일본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도 무대에 오른다. 오스칼, 마리 앙투아네트, 페르젠의 엇갈린 운명이 그려진다. 관객들의 추억을 무대로 소환한다(11월13일~2021년 2월7일). 로마 제국의 노예 반란을 그린 <글래디에이터>도 눈에 띈다. 노우성 연출이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자유와 존엄에 대한 질문이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진다(4월~).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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