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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기업은행 사태, 노사 접점 못 찾고 업무공백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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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행장, 임시 집무실서 첫 회의

노조, 정부에 ‘낙하산’ 방지책 요구

청, 금융노조 대화 타진…해법 주목

노조가 신임 행장 선임에 반발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업무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다. 윤종원 신임 행장의 출근을 막고 있는 노조가 윤 행장과의 대화 대신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 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가 최근 기업은행 노조 상급 단체인 금융노조에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기업은행 등에 따르면 윤 행장은 전날 서울 을지로 본점이 아닌 외부 임시 집무실에서 임원들과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을 지시했다. 또 미국과 이란 갈등 등 국제 이슈가 국내 경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에 따른 시장상황도 점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이 정상 출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일 윤 행장 취임 후 처음 열린 공식 회의다. 윤 행장은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노조는 정부·여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 임명을 ‘낙하산 임명’으로 규정하고 임기 첫날인 지난 3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은 이어가겠지만 대화는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화 주체는 윤 행장이 아니라 당·정·청”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여당과 청와대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전날 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에 걸쳐 대토론회를 열고 윤 행장 출근 저지 투쟁과 향후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한국노총도 기업은행 노조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오는 21일 한국노총 임원 선거 다음날인 22일 아침, 신임 한국노총 위원장이 첫 공식 일정으로 기업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 현장을 찾기로 예정돼 있다”며 “기업은행 낙하산 문제가 노동계와 정부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가 최근 금융노조에 대화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의 제의는 실무자끼리 만나 협의해보자는 수준”이라며 “아직까진 구체적으로 제안한 내용은 없으나 대화를 하다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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