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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곪은 게 터진’ 이국종-아주대 의료원장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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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 문제 놓고 말다툼한 ‘4~5년 전 욕설 대화’ 공개 논란

외상센터-본원, 오래 전부터 병상 등 운영 놓고 골 깊어져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과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사이의 욕설 섞인 대화가 공개된 것은 병원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누적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3일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유 원장이 이 센터장을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나랑 한판 붙을래”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이 센터장은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답한다.

14일 의료계와 아주대에 따르면 문제의 대화는 2015~2016년쯤 권역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진료과 간의 협진 문제를 두고 아주대의료원의 유 원장과 이 센터장이 말다툼하다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2013년 무렵부터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센터장은 2011년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고, 2017년 11월 귀순 도중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를 2차례에 걸친 대수술 끝에 살려내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이에 당시 보건복지부는 그와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의 공로를 인정하며 외상센터 간호인력 60여명의 1년치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했고, 아주대 측은 이 예산으로 36명을 추가 채용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주대가 애초 계획된 60여명 중 일부만 증원해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고민”이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아주대 측은 36명만 채용해도 복지부가 정하는 ‘권역외상센터 중환자실 간호사 운영등급’상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충족해 그 이상 채용할 필요가 없었고 남은 예산은 기존 간호인력 인건비로 사용해 전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에 드러난 갈등은 최근 병상 부족으로 생긴 ‘바이패스’(우회)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 바이패스는 병상이 부족해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119에 통보해 다른 곳으로 환자를 이송하도록 하는 조치이다. 현재 권역외상센터와 본관 모두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센터장은 바이패스가 늘어나는 상황을 해결하고자 본관에서 권역외상센터 환자를 더 수용해 위급한 환자를 권역외상센터가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아주대 측은 다른 과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대병원 측은 이 센터장과의 갈등에 대한 입장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이 센터장은 해군 훈련에 참가해 현재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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