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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꼬마빌딩 리모델링, 신축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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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




우리나라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대로변에는 대형 건물이 줄지어 있다. 하지만 한 블록만 들어가면 속칭 키 작은 꼬마빌딩이 곳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대부분 지상 3~7층 규모로 지은 지 20~30년 넘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강남 테헤란로 뒷골목 곳곳에서 꼬마빌딩을 증·개축하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신축 건물 못지않게 화려하고 세련된 외관으로 탈바꿈한다.

시공 회사인 제이아키브 김양길 대표는 "강남 부동산 개발이 1970~1980년대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슬슬 새로 단장할 시기가 됐다"며 "최근 들어 강남 중소형 빌딩 리모델링 시공 의뢰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제이아키브는 건축주와 설계·시공사를 연결해 주는 국내 최고의 건축 플랫폼 '땅집고건축'의 파트너 회사다.

―꼬마빌딩 소유주들이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규제가 강화하면서 30~40년 전보다 용적률이 낮아진 지역이 많다. 주차 대수 등 다른 규제까지 적용하면 연면적 500평 건물도 신축하면 300평으로 확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리모델링은 건물을 지을 당시의 건축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 공사 기간도 신축 대비 60% 정도 짧다."

―리모델링하기에 적합한 건물은.

"우선 오래된 건물을 매입하기 전이나 리모델링 시공을 결정하기 전, 건축물 대장을 발급받아 구조부터 파악해야 한다. 건물 구조가 철근 콘크리트라면 간단한 보강만으로도 새 건물로 재탄생할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덜 튼튼한 연와조(벽돌 구조)라면 리모델링 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리모델링 시공할 때 중요한 포인트를 꼽자면.

"누수와 결로를 철저하게 체크해야 한다. 신축보다 리모델링할 때 누수·결로 확인 작업이 더 어렵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구조체에 매립된 배관 등 구성 요소가 도면에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작업 전에 이상 없던 부분도 막상 공사하면 진동 등 외부 영향을 받아 문제가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 시공사 측에 기존 배관 파악과 말단 처리를 꼼꼼하게 요구하고, 담수 테스트를 통해 시공 하자를 확인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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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건물이… ‐ 서울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이면도로에 1980년대 지어진 지상 4층 건물. /제이아키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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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듯한 6층 빌딩으로 - 요즘 서울 강남 테헤란로 뒷골목 곳곳에서 꼬마빌딩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은 역삼동 일대 지상 4층 상가를 6층으로 리모델링하는 공사 현장. /제이아키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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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후 임대 수익률은.

"서울 강남의 경우 상가를 깔끔하게 리모델링하면 임대 놓기가 수월하다. 월세도 시세 대비 20만~30만원 더 받을 수 있다. 1980년 완공한 양재동의 5층 상가주택은 2016년 리모델링 후 수익률이 연 5%를 넘었다. 수익률 5% 이상이라면 통매각도 가능하다."

―신축보다 시공비가 덜 드나.

"통상적으로 그렇다. 대개 리모델링이 신축의 50~70% 수준으로 3.3㎡(1평)당 300만~400만원 정도 든다. 예외도 있다. 리모델링도 공사 범위에 따라 시공비가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역삼동 4층 상가는 총 18억원으로 3.3㎡당 600만~700만원 정도 들었다. 대수선 개념으로 건물 전체를 뜯어고치다 보니 신축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 됐다. 그렇더라도 돈으로 살 수 없는 용적률 등 숨은 혜택을 고려하면 리모델링이 훨씬 이득이다."

―좋은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면.

"욕심을 버리고, 건물 내부는 최대한 비워두라고 조언하고 싶다. 건물 내부는 임차인 자신이 점포의 콘셉트에 맞게 꾸밀 수 있도록 비워두는 것이 원칙이다. 신축이나 리모델링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야 건물세도 잘 나가고, 건축비도 줄일 수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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