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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이지윤 "버트로크·야나체크 등 좋아하는 곡들로 공연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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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16일 신년음악회 포함 4차례 연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 "베를린서 느낀 희열, 韓에 전하고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상주음악가로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곡가들의 곡들로 첫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금호아트홀 올해의 상주음악가로 선정돼 네 차례 연주회를 한다. 첫 무대는 오는 16일 '2020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 신년음악회에 이어 5월7일, 8월27일, 12월10일에 공연할 예정이다.


신년음악회에서 이지윤이 선택한 작곡가들은 벨러 버르토크, 레오시 야나체크,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외르크 비트만, 에르네스트 쇼숑, 클로드 드뷔시다. 2006년 독일 ARD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벤킴이 협연한다.


신년음악회는 버트로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6개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으로 시작한다. "흥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새해를 여는 첫 곡으로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바로 다음으로 연주할 야나체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도 내가 좋아하는 곡인데, 자주 연주되지 않는 곡이다. 매우 독특해서 비교될 곡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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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르토크의 ‘6개의 루마니아 민속 춤곡’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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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의 주 활동무대는 독일 베를린이다. 그는 2017년 9월, 4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동양인 악장이자 최연소 악장이 됐다. 2018년 5월에는 종신 악장이 됐다. 그는 "스케줄은 최소 1년 정도 미리 계획한다. 1년에 약 35주 정도 일을 하는데 오케스트라가 바쁘지 않은 시기에는 한국에서 연주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악장으로서의 연주 부담은 만만치 않다. 레퍼토리는 방대하고 6시간이 넘는 오페라 곡들도 감당해야 한다. "정규 공연 시즌에는 매일 리허설을 하고, 저녁에는 다른 오페라를 연주하기도 한다. 바쁠 때는 1주일에 너댓 개의 다른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리허설은 1회에 3시간, 하루에 2회 하는 날도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거의 일을 한다. 주로 월, 수요일에 쉰다."


현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악장은 이지윤을 포함해 세 명이다. "악장 셋의 연령대가 다르다. 다른 한 분은 빈 국립음대 교수이고, 또 다른 분은 아이를 네 명 키운다. 항상 다같이 스케줄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새로운 악장에게 좋은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해서 주요곡이나 솔로 연주를 맡는다. 개인적으로 현대곡에 관심이 많아서 위촉곡 같은 현대 레퍼토리에 지원해서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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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14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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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3월에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윤이상 협주곡 2번을 연주하고 가을에는 서울시향과 투어에 나선다.


바쁜 일정 중에도 한국을 쉼 없이 오가며 연주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과 관련해 "별다른 제약이나 요구사항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레퍼토리, 내가 같이 하고 싶은 연주자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하고 싶었다"고 했다. 좋아하는 연주자들과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는 것은 연주자이기 이전, 그냥 한 사람으로서의 이지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베를린이 20세기 비엔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베를린에서 연주자들과 연주하며 느꼈던 음악의 희열을 한국 관객들께도 꼭 전하고 싶다."


금호아트홀은 그에게 특별한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2004년 초등학교 5학년 때 금호아트홀의 금호영재콘서트 독주회를 통해 데뷔했다.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함께 연주해 매우 뜻 깊은 무대였다."


이지윤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남윤, 김정현 교수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을 지낸 콜야 블라허를 사사했다. 2016년 칼 닐센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렸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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