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12·16대책 한 달]버티기 vs 간보기…'매매가 밀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16대책 한 달, 부동산시장 급랭

재건축 급매·전세품귀·주담대 '뚝'

아시아경제

"팔 사람은 '안 팔았으면 안 팔았지, 더는 못 내린다'고 버틴다. 살 사람은 '아직 많이 안 내렸네' 하며 간만 본다. 대책 이후에 '밀당(밀고 당기기)'만 있다.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다."(송파구 잠실동 A 공인중개소 관계자)


12ㆍ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지 한 달.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강남ㆍ강북 부동산 시장은 세금ㆍ대출ㆍ청약ㆍ공급 대책을 총망라한 대책에 속수무책인 모습이었다. 대출을 내주는 시중 은행 창구에서도 고객들이 강화된 규제에 당황 하는 모습이다. 12ㆍ16 대책 후 한 달, 부동산 시장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재건축 급매 등장ㆍ신축 여전히 '버티기'…학습효과 작용= 강남권에선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호가 하락이 발견되고 있으나 대부분 매도자들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었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ㆍ리센츠ㆍ트리지움(엘ㆍ리ㆍ트) 전용면적 84~85㎡의 호가는 대책 전보다 5000만~1억원 내렸다. 엘스가 지난해 12월 21억700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를 하는 등 20억 가까이 거래됐던 곳들이다. 매매와 전세 간 격차가 큰 재건축은 호가 조정폭이 더 컸다. 잠실주공5단지는 22억원 수준이던 전용 76㎡의 호가가 최근 19억5000만원 수준으로 빠졌다. 강남구 대치동과 서초구 반포동 분위기도 비슷했다. 대치동 B공인 대표는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대책 전 한 달에 1억원씩 뛰던 곳인데 지금은 영 잠잠하다"고 설명했다.


강북에선 전반적으로 거래가 저조한 가운데 9억원 미만 아파트 물건이 나오면 빠른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노원구 중계동 C 공인 관계자는 "중계주공5단지 아파트 전용 84㎡는 8억3000만~8억5000만원이 현재 시세인데 대책 발표 후 오히려 더 뛴 것"이라며 "공급이 워낙 부족한 데다 교육수요가 많아 앞으로 더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 가격은 정시 확대와 자사고 폐지 이슈가 겨울방학 이사철과 맞물리며 한 두달 새 수억씩 뛰기도 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대책 이전에는 '귀한 수준'이던 전세 매물이 이젠 '못 구할 수준'이 됐다"고 전했다.


◆'15억 이상 아파트 대출 금지'…주담대 증가세도 꺾여=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한 풀 꺾였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데다 새로운 예대율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ㆍ예금 잔액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어 주담대 위축은 앞으로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주담대 총 잔액은 409조9279억원으로 전월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11월 말 잔액은 408조8049억원으로 전월에 견줘 0.7%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 폭이 0.4%포인트 둔화한 것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추세의 변화가 아주 현저한 정도는 아니지만 대책 시행 초기임을 감안하면 크게 위축된 것은 분명하다"며"고객들이 강화된 대출 규제에 혼란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매물에 상한제 본격 적용까지…올 봄 분수령= 전문가들은 12ㆍ16 대책에 따른 시장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로 올 봄(3~4월)을 꼽았다. 오는 6월 말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 물량에 대한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이뤄지므로 '내놓을 물량'은 상당수 봄 이사철에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3월부터는 서울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살 때 제출해야 할 증빙자료만 15종으로 늘어나며 4월 말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적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분간 거래 소강상태 속 저가주택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4월 본격화될 분양 시장 과열에 대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