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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가야본성 - 칼과 현’ 展…1500년 전 가야인의 ‘공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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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 시작한 전시는 중간에 전시품이 교체되었다. 가야 건국 신화의 상징으로 등장했던 고령 지산동 가야 무덤 출토 흙방울이 금관가야 건국 신화를 담은 『삼국유사』의 『가락국기』 원본으로 대체된 것. 또한 김해 파사 석탑 역시 신화와 역사 영역으로 구분하는 표기를 붙였고, 말 탄 무사와 배 모양의 토기는 그 가치를 더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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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기간 ~2019년 3월1일

-티켓 5000원

-시간 월, 화, 목, 금 10:00~18:00 / 수, 토 10:00~21:00 / 일, 공휴일 10:00~19:00 / 설 당일(1월25일) 휴관

* 관람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660년 백제, 666년 고구려를 차례로 정복하며 한반도 최초의 통일 왕국을 건설한 신라. 이 삼국 통일의 주역인 김유신은 애초 신라의 주류 세력이 될 수 없었다. 그는 가야 출신의 귀족이었다. 김유신이 신라의 권력 핵심부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태종 무열왕 김춘추와 혼맥으로 연결되었기에 가능했다. 사실 신라에서 가야 출신은 562년 이후 ‘망국의 왕족, 귀족’일 뿐이었다. 대가야국이 신라에 정복당하며 가야는 찬란했던 600여 년 역사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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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모양토기_가야 5세기, 높이 19㎝, 두류문화연구원 2. 말탄무사모양 뿔잔_가야 5~6세기, 높이 23.3㎝, 국보 제275호, 국립경주박물관 3. 봉황장식 큰칼_가야 5세기, 길이 113.1㎝, 경상대학교박물관 4. 큰항아리_가야 5세기, 높이 44㎝, 국립김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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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의 시작은 기원 전후 시기다. 경상도 해안 지역에서 발원한 가야는 철기 문화가 보급되면서 소국 형태로 통합되었다. 3세기 전기 가야 연맹이 형성될 무렵 가야는 고령가야, 성산가야, 대가야, 소가야, 아라가야, 금관가야 등 6개 소국 연맹체로 발전하였다. 이 전기 가야 연맹의 주무대는 낙동강, 김해, 경상남도 해안 일대였다. 이후 후기 가야 연맹이 결성되면서 경상도 내륙에 위치한 대가야가 가야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하지만 백제에게 몇몇 가야국이 정복당하면서 나머지 가야국은 신라에 예속되었고 562년 신라가 가야를 흡수 통일했다. 이 무렵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가야는 실제의 역사가 아닌 일종의 신화로 기억된 것이다.

가야의 찬란한 역사를 직접 확인시켜 줄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바로 ‘가야본성-칼과 현’이다. 전시는 가야 문물을 대표하는 철과 가야금을 통해 가야국와 가야인의 삶과 생존의 역사를 되짚는다. 가야의 상징 키워드는 ‘공존’이다. 여러 가야가 함께 어우러져 살았다. 국가가 각축하던 삼국 시대. 공존의 왕국 가야는 통합을 추구한 나라들에 굴하지 않았다. 가야는 철로 칼과 갑옷을 만들어 군대를 이끌었고, 가야금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칼과 현은 가야의 본성이다. 우리는 가야를 하나로 통합하지 못한 작은 나라로 기억하지만 사실은 다양성이 공존한 평화의 모습을 잊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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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_가야 6세기, 높이 11.5㎝, 국보 제138호,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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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 포인트는 첫째, ‘가야의 존재 방식-공존과 화합’이다. 가야는 520여 년 동안 공존의 길을 걸었다. 공존은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화합하며 살아가는 존재 방식이다. 가야가 남긴 유산에서 지금의 우리는 공존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셈이다. 두 번째는 ‘공존을 지킨 힘-가야무사’다. 모두가 공존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이상 평화는 무력을 갖추었을 때 유지할 수 있다. 가야가 공존의 가치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을 살펴본다. 세 번째는 ‘공존과 통합-역사의 갈림길’이다. 동북아시아의 기항지로 번영을 누린 가락국. 그들은 여러 세력을 통합하지 않은 것일까, 아님 못한 것일까. 공존과 통합의 갈림길에서 그들의 역사적 선택은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있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13호 (20.01.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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