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생쥐 실험서 효과 확인
흑색종 등 작아지거나 성장 늦춰
앤드루 즐로자 미국 러시대 의대 교수팀은 최근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폐암 환자가 독감 바이러스의 폐 감염으로 입원한 경우 독감에 걸리지 않은 폐암 환자보다 더 오래 산다는 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독감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 악성 피부종양인 흑색종 생쥐에 자체 제작한 독감 백신과 2017~2018 독감 시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백신 5종을 주입했다. 그 결과 자체 제작한 백신과 FDA 승인을 받은 5종 중 4종의 백신을 맞은 생쥐에서 면역계를 자극하는 수지상세포의 종양 내 점유율이 높아졌다. 종양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는 세포(CD8+T세포)도 증가해 종양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거나 크기가 작아졌다.
특히 생쥐의 몸 한쪽에 생긴 흑색종에 백신을 주입하면 해당 종양은 물론 백신을 주입하지 않은 다른 쪽 종양까지 크기가 작아졌다. 삼중음성유방암이 폐로 전이된 생쥐의 경우 유방암 부위에만 백신을 주입했는데도 전이된 폐 종양까지 성장이 억제됐다.
고가의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에 반응하든 않든 상관없이 독감 백신만 단독 투여해도 종양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다만 독감 백신을 면역관문억제제와 동시에 주입하면 종양 성장 억제 효과가 더 커졌다.
즐로자 교수는 “하나의 종양에 독감 백신을 주입하면 환자의 다른 종양에도 면역 반응이 생기는 것 같다”며 “(생쥐와 유전자가 95% 일치하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인데 이런 접근법이 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FDA 승인을 받은 독감 백신을 이용하면 임상시험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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