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B급 코미디+화려한 액션=‘히트맨’, 이 남자의 전공 장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정원 떠나 만화가로 사는 요원 얘기

“코미디 저평가되지만 관객 웃음에 행복”

아침마다 운동하며 자기 관리 철저

“50살 돼도 액션 연기 계속하고 싶어”

“40대 중반 연기인생 고민도 많지만

대중이 이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권상우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멜로, 액션, 코미디 등 장르가 다양하다. 최지우와 출연한 멜로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은 단박에 그를 청춘스타로 만들었다. 충무로에선 김하늘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코미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와 학원 액션이 돋보인 <말죽거리 잔혹사>(2004)로 기반을 다졌다.

지금의 그의 연기인생 두 축은 코미디와 액션이다. <탐정: 더 비기닝>(2015)에 <탐정: 리턴즈>(2018)로 이어진 ‘탐정’ 시리즈로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지난해 11월 개봉한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선 탄탄한 근육질 몸으로 격렬한 액션을 소화해냈다. 이번엔 코미디와 액션을 결합한 영화 <히트맨>(22일 개봉)으로 찾아온다. 그가 좋아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결합한 맞춤 장르인 셈이다.

<히트맨>에서 그는 암살요원 출신의 웹툰 작가를 연기한다. 국가정보원에서 은밀하게 키워진 인간병기로 맹활약했지만, 그의 오랜 꿈은 만화가다. 죽음을 위장해 국정원에서 벗어난 그는 만화가이자 남편·아버지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뜻밖의 사건으로 정체가 탄로 나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 양쪽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된다. 화려한 액션 사이로 빵 터지게 하는 비(B)급 코미디가 쉴 새 없이 비집고 나온다.

한겨레

“코미디를 하는 게 재밌어요. 그런데 제일 힘들기도 해요. 나는 이 장면이 재밌는데, 정작 관객들은 여기서 안 웃고 엉뚱한 데서 웃기도 하거든요. 관객과의 접점을 찾는 게 참 힘든 것 같아요. 코미디가 저평가되는 분위기가 있지만 관객이 영화를 보며 웃으면 그게 참 고맙고 행복한 일이죠.”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가 말했다.

그는 오전 10시 인터뷰에 앞서 아침 일찍 운동을 하고 왔다고 했다. “운동은 꿈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배우로서 언제 어떤 장면에서 몸을 쓸지 모르니 늘 운동을 해요. 몸으로 하는 액션은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거든요. 50살이 돼도 액션 연기는 계속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해야죠.”

<신의 한 수: 귀수편> 속 수련하는 장면에 나온 그의 몸은 조각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빛나는 몸을 꽁꽁 싸맨다. “원래 몸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어요. <아저씨>의 원빈을 패러디해 웃통 벗고 머리까지 밀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촬영하면서 제가 하지 말자고 했어요. 요원을 그만둔 지 15년이나 된 사람이 갑자기 그런 몸을 보여주면 이상하잖아요.”

한겨레

액션과 코미디가 주축이지만 가족 이야기에서 오는 감동 코드도 있다. 평소 가장으로서 무능하던 그는 위기에 처한 아내와 딸을 구하려 물불 가리지 않는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가족으로서의 연기가 더 중요했어요. 아내와 딸에게 뭔가 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답답해하던 가장이 위기를 거치며 가족애를 되찾는다는 이야기 덕에 공허한 웃음으로만 끝나지 않아서 좋았어요.” 실제로 그는 배우 손태영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다. 그런 현실이 생활연기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어느덧 40대 중반에 들어선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젊음이 영원한 게 아닌데 내가 언제까지 액션을 할 수 있을지, 언제까지 연기자로 일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요. 5년 뒤에는 꼭 주인공이 아니어도 작품만 좋다면 기꺼이 하려고 해요. 배우는 대중에게 잊히면 안 되는 존재인데, 사람들이 제가 나온 작품을 봐주고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일이거든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네이버에서 한겨레 구독하기
▶신문 보는 당신은 핵인싸!▶조금 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