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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슈 미술의 세계

현대미술로 세계를 연결하는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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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르헨티나 북부 소금 사막인 살리나스 그란데스 하늘에 띄울 토마스 사라세노 `무세오 에어로 솔라`. [사진 제공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 오는 21일 아르헨티나 북부 소금 사막인 살리나스 그란데스 하늘에 거대한 집이 떠오른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작품 '플라이 위드 에어로센 파차(Fly with Aerocene Pacha)'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공기와 태양열, 바람 만을 이용한 공중 부양 장치다. 오로지 자연 에너지를 사용해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거주지를 꿈꾸는 작가의 비행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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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3에 설치될 앤터니 곰리 `뉴욕 클리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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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 4일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3에는 영국 유명 조각가 안토니 곰리가 알루미늄 선 18km로 구성한 대형 입체 조형물 '뉴욕 클리어링(New York Clearing)'을 설치한다. 사람들이 작품 속을 걸어다니면서 소통할 것을 제안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대표 시리즈 '클리어링'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야외에 설치된다.

사라세노와 곰리가 이 작품들을 만든 이유는 방탄소년단(BTS)이다. 세계 5개국 작가 22명이 방탄소년단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 'CONNECT(커넥트), BTS'에 참여했다. 14일 영국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전시를 시작해 15일 독일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 21일 아르헨티나 살리나스 그란데스,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2월 5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피어3 등에서 개막한 후 석 달 간 펼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오는 17일 정규 4집 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 7' 선공개곡 발표를 앞두고 펼치는 이번 프로젝트 규모와 위용에 세계 미술계가 감짝 놀랐다. 방탄소년단은 순수예술과 접속을 통해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존재들의 '연결(CONNECT)'이라는 사회적 화두까지 던진다.

방탄소년단은 현대미술로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국적, 장르, 세대가 다른 비엔날레급 큐레이터와 작가들을 모았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출신인 이대형 아트 디렉터가 이번 전시 총괄 기획을 맡았다. 그를 필두로 런던 전시 큐레이터 벤 비커스·케이 왓슨, 베를린 전시 큐레이터 스테파니 로젠탈·노에미 솔로몬, 뉴욕 전시 큐레이터 토마스 아놀드가 참여했다.

이들과 현대미술 작가들은 방탄소년단 철학인 '다양성에 대한 긍정'을 지지하며, 현대미술 언어로 확장한 작품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음악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을 통해 자신들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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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코브 스텐센 카타르시스 [사진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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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시작된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전시에는 덴마크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제이콥 스틴슨이 실제 야생 숲 속 풍경을 스캔해 재구성한 작품 '카타르시스(Catharsis)'가 펼쳐져 있다. 스틴슨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방탄소년단과 화상대화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자연과 생활 속 기술을 접목했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설명했고, RM(김남준)은 "이 작품은 기술-자연-인간, 과거-현재-미래의 연결을 말하는 것"이라며 화답했다.

방탄소년단과 서펜타인 갤러리 간 화상 회견에서 진(김석진)은 "저희는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다양성을 존중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함께 모여 영광"이라며 "다양성으로 연결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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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아 리빙스톤 ‘CHAUD’, 2020 (Photo Nikol Miku)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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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베를린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에선 '치유를 위한 의식(Rituals of Care)'이라는 주제로 그룹전이 열렸다. 스테파니 로젠탈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장과 노에미 솔로몬이 기획한 퍼포먼스 전시 프로그램이다. 전시는 젤릴리 아티쿠, 보이차일드, 체브뎃 에렉, 마셀로 에벨린, 마리아 핫사비, 메테 잉바르첸, 바바 무라와 칸돔블레 베를린, 안토니야 리빙스톤, 빌 폰타나 등의 작품으로 채웠다.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영국 출신 작가 앤 베로니카 얀센스가 빛과 안개를 이용해 다양한 질감과 감성을 연출한 공간 설치 작품을, 강이연 작가가 방탄소년단 주요 안무에서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프로젝션 매핑 작업을 아카이브 전시 섹션에서 각각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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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대형 아트 디렉터는 "단절과 분열,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기 위해 어떻게 음악과 미술, 디지털과 아날로그, 글로벌과 로컬,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고 새로운 '연대'를 만들어 낼 것인가 고민했다"며 "다양성에 대한 긍정,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존재하는 작은 것들에 대한 소망 등 방탄소년단이 추구해 온 철학과 가치이자 현대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현대미술 언어로 더욱 확장하기 위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5개 도시 전시 현장을 방문하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등장하는 특별한 도슨트를 경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 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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