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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붕대로 가린 귀엔 이어폰이…바둑 입단대회 AI 이용 커닝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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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 단추카메라로 대국 전송하면

외부서 AI가 분석 뒤 다음 수 전달

바둑 입단대회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한국기원은 지난 14일 입단대회 본선 64강 두 번째 경기 중 K선수가 C선수와 의 대국 중 전자 장비를 소지한 것을 심판이 발견했다고 15일 밝혔다. 적발된 K선수는 대국장에서 이어폰을 한 상황이었다. 이어폰을 한 귀는 붕대로 가린 상태였다고 한국기원은 설명했다.

부정행위는 치밀하게 이뤄졌다. 외투에는 카메라 모양의 단추가 달려 있었고 옷 안에는 수신기가 달려 있었다. 카메라를 통해 외부로 경기 상황을 전송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해 수를 분석했다. 프로그램이 다음 수를 제시하면 K선수는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원은 K선수가 부정행위를 모두 인정했다고 밝혔다.

K선수는 당초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사람의 주선으로 이 같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K선수는 진술서를 통해 “주선자와의 연락 두절과 프로그램 접속 실패로 입단대회 예선에서는 인공지능 사용에 실패했고 본선 1회전부터 사용했다”고 실토했다.

한국기원은 K선수의 해당 경기를 포함한 남은 경기를 모두 실격 처리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기원은 “대국 중 전자기기가 발견되면 몰수패 처리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자발적인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원은 이어 “부정행위를 한 당사자를 불러 진술서를 받았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향후 사법기관에 의뢰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부정행위가 발생한 한국기원의 입단대회에는 총 159명이 참가했다. 지난 12~13일 이틀에 걸쳐 39명이 예선을 통과했다. 본선 출전 시드권자 25명을 포함해 총 64명이 본선 경기에 출전했다. 한국기원은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본선 경기를 통해 총 5명의 입단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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