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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필동정담] 무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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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를 말하면 민속놀이나 악기, 춤 등 예능 분야를 떠올리지만 기능 분야에도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기능 장인(匠人) 가운데 매듭장이 있다. 여러 가닥의 실을 꼬거나 합해 매듭을 짓고 술을 만드는 장인이다. 주로 명주실을 재료로 쓰는데 악기나 가마 등의 장식용으로 이용됐다. 채상장은 얇게 저민 대나무 껍질을 색으로 물들여 다양한 문양이 나오도록 엮는 장인이다. 채상은 궁중이나 상류층 여성들의 고급 공예품이었다. 모서리나 테두리를 비단으로 감싸 혼수품이나 귀중품 보관 용기로 썼다. 백동연죽장도 있다. 백동으로 담뱃대를 만드는 장인이다. 조선시대엔 담뱃대가 양반들의 위세를 반영하는 장신구여서 길고 화려하게 만들수록 인정을 받았다. 문배주나 소곡주 등 전통주 제조와 궁중음식 그리고 한산모시 같은 분야도 지정돼 있다. 놋쇠로 기물을 만드는 유기장, 직물에 금박을 입히는 금박장, 목조 건물에 무늬와 그림을 장엄하는 단청장, 옻나무에서 채취한 옻칠 전문가인 칠장도 있다.

무형문화재 보존과 전승 사업은 한국문화재단 몫이다. 문화재청 산하로 1980년 설립됐으니 올해 40주년을 맞는다. 전통 예술공연이나 공예품 전시로 무형문화재 원형을 유지토록 하고 대중에게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주 한옥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국립무형유산원에도 무형문화재가 상설 전시돼 있다.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서울시내 4대 궁궐 안에 있다. 한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상품관이다.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릉에 문을 연 여민락이라는 역사문화관에서도 접할 수 있다. 외국인들을 겨냥해 개설했지만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두 곳의 한국전통문화센터도 무형문화재 공예품 전시장이다. 무형문화재는 재주와 솜씨를 전수해 갈 장인을 육성해야 이어진다.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더해져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50년, 100년 지나서도 무형문화재가 사라지지 않고 존속될지 걱정이다.

[윤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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