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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마켓인]'굴뚝 강자' 이미지 벗고 투자 다변화 나선 한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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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굴뚝 산업’ 이미지 벗고 투자 다변화

라한호텔 시작으로 호텔 체인 본격화 '눈길'

영화배우 하정우 모델 앞세운 케이카 주목

M&A 대어 '푸르덴셜 생명' 투자 여부 관심

이데일리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사진=한앤코)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자산운용규모(AUM) 8조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색깔 내기’에 한창이다. 오랜 기간 제조업 분야에서 구축한 잿빛 이미지 대신 소비재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투자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아쉽게 놓친 ‘롯데카드’를 경험 삼아 연초 대어(大漁)로 꼽히는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한앤코는 모건스탠리 PE 부문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한상원 대표가 2010년 설립한 회사로 시멘트, 해운, 자동차 부품 등 제조업 분야에 집중해왔다. 2016년 인수 이후 재무구조 개선으로 업계 1위 자리를 다진 쌍용양회(003410)와 한진해운 및 현대상선으로부터 전용선사업을 인수해 닻을 올린 에이치라인 해운(H-Line Shipping) 등이 대표적이다.

줄곧 제조업 분야에 강점을 보여 ‘굴뚝 산업 강자’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소비재 사업에 뛰어들며 포트폴리오 변화에 힘을 주고 있다.

한앤코는 2018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경주 울산 목포에 5성급 호텔을 보유한 호텔현대를 인수한 이후 지방 중소 호텔을 속속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북 포항에 있는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앤컴퍼니는 호텔 법인병을 (주)라한호텔로 바꾸고 올해 호텔 체인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올해 3월 리뉴얼 오픈을 앞둔 경주 라한호텔이 한앤코 호텔 사업의 첫 주자가 될 것이라는 게 한앤코 측 설명이다.
이데일리

지난해 10월 23일 오후 K Car(케이카) 영등포직영점에서 열린 ‘직영 중고차 기업 K Car’ 브랜드 출범 1주년 이벤트에서 정인국 케이카 대표(오른쪽)와 광고모델인 배우 하정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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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하정우를 내세워 단시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린 케이카(K-car)도 눈에 띈다. 케이카는 한앤코가 2018년 4월 SK엔카의 직영사업부를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회사다. 사명이 바뀌면서 SK엔카의 인지도가 사라지자 하정우씨를 모델로 앉히는 등 마케팅 비용에만 8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밖에 PC나 휴대폰으로 중고차를 사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 주는 ‘내 차 사기 홈서비스’가 엄지족들의 호응을 이끌며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다운로드 수가 100만 건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한앤코의 금융업계 진출 재도전에 쏠린다. 금융업 투자까지 성공할 경우 다채로운 포트폴리오 구축에 방점을 찍을 수 있어서다. 오는 16일 예정된 푸르덴셜 생명 예비입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잠재 경쟁자로 꼽히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함께 투자설명서(IM)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반 환경은 나쁘지 않다. 한앤코는 지난해 10월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국내 시장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펀드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만만찮은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푸르덴셜 생명이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505%에 달하는 ‘알짜 매물’인 점도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일각에서는 한앤코가 금융사 투자에 대한 트랙 레코드(성공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단독 입찰보다 금융지주와의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축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앤코의 푸르덴셜 생명 인수와 관련해) IM을 받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지난해 구축한 펀드의 드라이파우더(블라인드 펀드 내 소진하지 못한 금액)를 바탕으로 올해 적극적으로 M&A 시장 매물을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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