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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Tech & BIZ] "나만의 색 찾고, 계속 성장하고, 세상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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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창업해 모두 상장·매각에 성공한 권도균 프라이머(창업지원기관) 대표, 네이버 CEO(최고경영자)를 지내고 엔젤 투자자로 변신한 김상헌 프라이머 파트너, 벤처투자자로 새 출발 하는 스타트업 업계의 마당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이력도, 전문 분야도 제각각인 세 기업인이 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모임 '82스타트업' 무대에 올라, 후배 기업인에게 조언했다.

김상헌 파트너는 "최근 '선호 직업 10위' 뉴스를 봤는데 그중 네 가지를 했더라"며 "2위인 건물주는 가장 최근에 됐고 전문직(한국, 뉴욕주 변호사), 대기업 임원(네이버 대표와 LG 부사장), 공무원(판사)도 해봤다"고 했다. "그런데 1위인 '성공한 창업자'는 못 해서 여기 계신 분들을 못 따라간다"고 하자, 창업자·벤처 관계자 등 300여 관객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조선비즈

1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서 열린 한인 스타트업 모임 ‘82스타트업’에서 선배 기업인 3명이 후배 창업자에게 조언했다. 왼쪽부터 전자결제서비스 이니시스 창업자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네이버 전 CEO(최고경영자) 김상헌 프라이머 파트너, 라이코스 CEO 출신의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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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파트너는 "네이버 대표를 할 때는 스타트업을 잘 모르기도 했고, '네이버가 왜 다 하려고 하느냐'며 갈등도 많았다"며 "스타트업은 우리와 대척점에 있는 곳이라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버를 나와, 3년여간 스타트업을 지켜보면서 기존 플레이어가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결국 세상을 바꿀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현재 프라이머를 비롯한 벤처 투자사 9곳에 출자(出資)한 엔젤 투자자(신생 기업에 투자하는 개인)다. 핑크색 여우 캐릭터 '핑크퐁'으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에도 5년 전 투자했다. 그는 "총 15곳에 투자해 2곳은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했고, 1곳은 망했고, 나머지 12곳은 열심히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며 "처음에는 멋모르고 돈 잘 벌 것 같은 곳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곳, 세상을 좀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고 했다.

오는 3월 신생 벤처투자사 TBT파트너스의 공동 대표로 합류하는 임정욱 센터장은 "20년 정도 알고 지낸 이람 TBT파트너스 대표가 벤처투자를 시작할 때 도움을 주게 됐고,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와 자연스럽게 투자자로 직업을 전환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기자 출신으로 다음(현 카카오) 본부장, 라이코스 CEO 등을 지냈다. 임 센터장은 "요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창업자들이 얼마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넘치는 시대"라면서도 "일부 창업자는 너무 네트워킹(관계 맺기)에만 몰두해 '저 사람은 인사만 하러 다니지, 실제 뭔가를 만들고는 있나'라는 의심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창업자가 3개월, 6개월 뒤 어떻게 성장했는지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네트워킹과 성장, 둘을 조화롭게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도균 대표는 자신의 투자 판단 실패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알토스벤처스의 한 킴 대표가 토스(핀테크 기업) 이승건 대표를 소개하길래 '한국에서 전자 지불이 얼마나 힘든지 아냐, 이 사업은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제가 가진 '경험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했다. 권 대표는 "데모데이(스타트업의 사업 발표회)에 가보면 각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이 제각각"이라며 "거꾸로 말하면 창업자들이 투자자에게 자신을 맞추는 대신 나만의 색깔을 명확히 하고 합이 맞는 투자자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박순찬 특파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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