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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단독]삼성전자 인사 임박…‘트로이카체제’ 유지, 안정 택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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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영진 재판으로 미뤄졌던 사장단·임원 인사 “설 전 단행할 듯”

부문별 차기 주자 역할 주목…준법감시위 업무 보조 조직 구성 예상

해를 넘긴 삼성그룹 사장단·임원 인사가 임박했다. 한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의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선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던 인사 시기가 빨라진 것이다. 노조와해 공작 등 일부 임원들이 연루된 형사재판이 일단락되고 최고경영진의 위법행위를 감독할 준법감시위원회의 밑그림이 나오면서 회사 업무가 정상화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5일 “내부적으로 오늘이나 내일 사장단 인사가 있다는 얘기까지 돌았다”면서 “설 전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사장단 인사가 발표되면 2~3일 뒤 임원 인사가 이어진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연결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은 오는 17일이다. 일정표상으로는 24일 설 연휴 시작을 앞두고 20일 사장단 인사, 23일 임원 인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년보다 인사가 늦춰진 것은 최고경영진이 연루된 재판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었다. 앞서 대법원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깨고 뇌물 인정범위를 더 넓혀 파기환송심에 부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과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사건과 관련해서도 전·현직 임원들이 피고인 신분으로 대거 법정에 섰다.

최근 노동법 전문가인 김지형 전 대법관(62)을 위원장으로 하는 준법감시위가 출범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정치권의 부정청탁을 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증거인멸·노조와해 재판의 경우에는 1심에서 대부분 유죄가 선고돼 일단락이 된 상태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는 이듬해 5월에 인사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빠르게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준법감시위 업무를 보조할 조직도 탄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부인사가 절대 다수인 준법감시위의 자료제출 요구 등에 응할 사무국은 준법감시위 안에 유일한 내부인사인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63) 휘하에 꾸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준법감시위는 현재의 위기에 대해 전·현직 고위임원들의 자문을 받아서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62)과 IT·모바일(IM)부문장인 고동진 사장(59),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59)으로 된 삼성전자 ‘트로이카 체제’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부문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58), 노태문 무선개발실장(52),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58)이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현대차와 SK, LG 등이 임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를 주도한 점은 삼성에 부담이다. 전반적으로 임원 수가 감소 추세인 가운데 젊은 임원과 여성 임원 수는 늘어났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재판 등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어서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65)을 비롯해 계열사 노조와해 공작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임원들이 맡고 있는 보직에는 다른 임원들이 배치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인사팀장을 맡고 있는 박용기 부사장(57) 등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인사들을 상대로도 보직 변경이 단행될지 주목된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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