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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스마트폰 충전, 100% 녹색불 켜져도 완충전 아니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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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스마트폰을 100% 충전해도 완충전 상태는 아닙니다. 1~2시간 정도 더 충전해서 완충전 상태로 사용할지에 대한 판단은 사용자에게 달렸습니다. 완충전은 배터리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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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이제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외출할 때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왔다면 버스나 지하철도 탈 수 없고, 수중에 돈 한 푼, 카드 한 장 없는 끔찍한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이른바 '폰아일체'의 시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2018년 영국의 케임브리지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불안해 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노모포비아(Nomophobia)'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노모포비아는 'No mobile phone phobia'의 줄임말입니다. 질병에 비유하자면 '스마트폰 공황장애' 정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케임브리지 측은 "기술적으로 지극히 향상된 스마트폰을 사용자가 신체의 일부나 마찬가지로 인식하게 되면서 현재의 인류는 스마트폰을 잃었을 때 개체로서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 배터리 잔량 게이지 수치가 아래로 떨어질수록 불안감이 더 커지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나서기 전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빵빵한지부터 확인합니다.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100% 이하면 100%가 될 때까지 꽉꽉 채우고 나서야 집을 나서기도 하지요.


그런데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깐 들여다봤는데 80% 이하로 배터리 잔량이 줄어듭니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배터리 잔량이 60% 정도로 줄어들면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하지요. 분명히 100%로 빵빵하게 채워 나왔는데 왜 이렇게 배터리는 빨리 닳는 것일까요?


보통은 배터리의 수명이 다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배터리 충전이 덜 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전기는 100% 충전이 되면 빨간색불이 꺼지고, 녹색불이 켜집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완충전이 된 줄 알고 충전기의 플러그를 뽑습니다.


문제는 여기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녹색불이 켜지고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100%를 나타낸다고 해서 배터리가 완충전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충전율은 전압을 재 표시하는데 스마트폰의 배터리 안에 있는 수많은 리튬이온 하나하나를 모두 연결해서 전압을 잴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배터리가 100% 충전됐음을 알리는 녹색불이 켜졌을 때는 배터리의 표면만 충전된 것이고, 내부까지 완전히 충전됐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배터리 표면의 리튬 분자들은 100% 충전됐지만 내부의 리튬 분자들은 70~90% 정도만 충전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 수치도 스마트폰의 기종과 연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녹색불이 켜지더라도 충전기를 계속 꽂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까지 완전히 충전시키려면 녹색불이 켜진 뒤에도 1~2시간 정도는 더 꽂아둬야 합니다. 배터리 안의 리튬이온들이 농도 편차가 심해서 전압이 충분히 확산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년 이상 지난 배터리의 경우는 내부 성능이 떨어진 만큼 더 많은 시간을 꽂아둘수록 더 많이 충전된다고 합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과충전입니다.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과충전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없지만, 정품이 아닌 충전기 등을 사용할 때는 폭발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과충전에서도 안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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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배터리 잔량이 아슬아슬할 때까지 떨어져야 충전하는 사람이 있고, 미리미리 충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바람직할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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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고민해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수명'입니다. 배터리의 수명은 충전 게이지를 60~80% 정도로 유지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훨씬 길어진다고 합니다. 배터리가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명이 가장 짧아지는, 즉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상황은 충전 게이지가 0%가 될 때까지 다 쓴 뒤에 충전하는 것입니다.


요즘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 이전의 납축전지나 니카드전지 등 과거에 사용했던 배터리는 0%까지 다 쓰고 충전하는 것이 나았지만, 리튬이온전지는 과거의 전지처럼 사용패턴을 기억하는 '메모리 이펙트'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사용하면 오히려 배터리에 손상이 갑니다. 0%까지 닳기 전에 수시로 충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용할 경우 '활용도'는 낮아집니다. 활용도는 집에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나온 뒤 스마트폰을 얼마동안 사용할 수 있지는지를 따지는 개념입니다. 100% 충전한 뒤 얼마나 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느냐를 따지는 것이지요. 황용도를 높이려면 녹색불이 켜진 이후에도 1~2시간 정도 더 꽂아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수명을 생각하면 완충전 자체가 배터리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배터리를 오래오래 문제없이 사용하고 싶으면 평소 60~80% 정도로 충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쓰고, 밖에 나가서 배터리 걱정없이 한 번 충전에 오래 쓰고 싶으면 녹색불이 켜져도 계속 꽂아두고 완충전해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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