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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오스카, 수상까지 금전 지원 필수… "작년 수상작은 290억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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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급사 CJ ENM이 오스카 수상을 위해 미국 현지에서 캠페인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이같은 캠페인에 소요되는 예산과 인력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카데미에 빈번하게 후보를 올리는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경우 수상을 위해 수백억원을 쏟아붓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은 다음 달 9일(현지시각)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올해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전세계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되며 유력 수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아카데미 수상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000여명이 결정한다. 투표는 이달 30일부터 시작돼 다음 달 4일 마감된다.

이미 주요 오스카 후보자들은 지난해부터 회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아카데미 캠페인을 시작했다. CJ ENM 역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한국 후보로 확정된 시점인 지난해 8월 말부터 해외 배급사 네온과 함께 본격적으로 아카데미 캠페인에 착수했다. 아카데미 회원 대상 시사회를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진행했고, 미국 감독 조합 등 영화계 직능 단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를 통해 '기생충'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아카데미 캠페인은 예산과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모두 결합해야 하는 작업으로,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다수 부문 후보에 오르고자 하는 영화의 경우 유권자에게 대접하기 위해 2000만∼3000만 달러(약 348억원)를 쓴다"면서 "특히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작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탄) 넷플릭스의 '로마'는 오스카 캠페인에 최소 2500만달러(약 290억원)를 썼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후보를 자주 배출하는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비교하면 다소 열악한 상황이다. 주요 스튜디오들은 아카데미 캠페인 전담팀이 조직 내에 따로 마련돼 있어 1년 내내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지만, ‘기생충’은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만큼 모든 것을 하나하나 부딪혀가며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CJ ENM 측 관계자는 "캠페인에 얼마를 썼는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해외 작품들보다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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