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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중 고래 싸움에 TSMC·ASML 등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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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압박에 고객사 잃을까 우려
TSMC, 작년 매출 41조 5000억원 사상 최대 기록했지만 전망 불확실
ASML, ‘中과 거래 말라’는 미국 요구 따르지 말라는 중국 경고에 직면

조선비즈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 대만 TSMC의 공장 전경./TSM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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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 대만 TSMC와 세계 2위 반도체 장비 회사 네덜란드 ASML이 미국과 중국의 대립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두 나라 정부의 입김 영향으로 난처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특히 TSMC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7% 증가한 1조700억 대만 달러(약 41조5000억원)로 1987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불확실한 전망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자국에서 군용 칩을 생산하도록 TSMC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미 전투기 F-35에 들어가는 컴퓨터 칩을 생산하는데, 중국의 간섭 없는 곳에서 보안을 요구하는 칩을 제조하라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기술적 우위를 위해 대립하고 있다. TSMC가 올 11월 미 대선 전 미국 내 생산을 결정하도록 (미국의) 압박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안 스테프 미 상무부 부차관보는 최근 대만을 세차례 방문하면서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TSMC 마크 류 회장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미 국방부가 다수의 TSMC 고객사에 대만 회사에 제조를 맡기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면서 미국 기업인 애플·구글·퀄컴·인텔의 반도체 주문을 위탁 생산하는 것은 물론 중국 기업인 화웨이 등과도 거래하고 있다.

TSMC는 16일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1160.4억 대만달러(약 4조 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는 14.8% 늘어난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1112.6억 대만달러)를 웃돌았다. 작년 4분기 매출은 3172억 대만달러(약 12조 2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5%, 전분기 대비 8.3%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작년 연간 매출은 사상 최대인 1조 700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16일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네덜란드측에 "ASML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지 않으면 두 나라간 무역관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ASML의 중국 수출을 방해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뤄졌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8년 미 백악관 관료들이 자국을 방문한 뒤 ASML의 중국 수출 라이선스 갱신을 허가하지 않았다. 때문에 1억5000만달러(약 1750억원)어치의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했다.

네덜란드 현지 언론은 "네덜란드 주재 중국 대사가 ‘네덜란드가 미국 압력 하에 양국의 무역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8년 중국에서 392억유로(약 50조6300억원)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는데, 이중 3분의 2는 다른 나라로 수출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설성인 기자(s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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