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도훈 “대북 개별관광, 美와 얘기해볼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 본부장 "제재 아니지만 공조 측면에서 자제" / 美 "北, 문 대통령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

세계일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현지시간) 남북협력 관련 개별관광 추진과 관련해 미국 측과 “한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며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게 지금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북핵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특히 “(유엔) 안보리 제재 자체에 의해서 그게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렇지만 여러 가지 공조 측면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자제하고 또 우리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안보리 제재 이행을 강조하는 미국 측 입장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이렇게 하는 것도 기존의 제재 체제를 존중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라며 “협의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존에 국제사회가 합의한 제재의 틀을 존중하는 내에서 우리가 여지를 찾아보는 그런 식의 노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그는 구체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두면서 봐야 할 것 같다. 북한과도 협의해야 될 것이고 우리 관련 부처 간에도 이야기해야 될 것이고 조금씩 구체화하면서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한꺼번에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한·미 간에 협력해야만 여러 가지에서 진전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한·미관계를 잘 유지하고 공조를 잘 유지하면서 어떻게 각 분야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진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 논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대화의 모멘텀이 점점 약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미가 같이 해야 할 과제는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대화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회견에서 “개별 관광 같은 것은 국제 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이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이어 이날 이 본부장도 개별 관광에 대한 추진의사를 분명히했다.

미 조야에서는 남북협력 강화가 북·미 대화와 제재면제를 촉진할 것이라는 평가에 다소 부정적이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남북 협력과 북·미 대화는 별개의 궤도로 움직이며 연계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남북협력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 유연성을 더 보여야 진전을 낼 수 있으며, 한국은 이 때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돼 있다”고 주장했다. 애틀란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2017년 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모든 종류의 협력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며 “북한은 이미 문 대통령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랭크 엄 연구원은 “북한에 상당한 현금이 유입되는 협력 사업은 미국이 반대할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을 통해 일부 제재 면제와 예외를 기대하기 보다 미국 정부에 보다 직접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편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