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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2호 소부장 펀드’ 출시… 文대통령 가입한 1호 펀드와 다른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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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 1000억원 규모로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이 출시됐다. 이 펀드는 지난해 8월 출시된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펀드’에 이은 두 번째 소부장 펀드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입을 시작으로 4개월 만에 1000억원 넘는 돈이 유입된 필승코리아펀드 만큼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이번 소부장 펀드는 상장사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공모형 필승코리아펀드와 달리 상장·비상장사의 주식과 메자닌(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한국성장금융과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중·후순위로 참여하기 때문에 30%까지 손실이 나도 투자자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 펀드는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 기업 및 전략을 공개하지 않아 수익률 예측이 어렵다.

조선비즈

지난 15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하나금융투자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소부장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금투협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부장 상장·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한국성장금융과 골든브릿지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직접 선정한 사모펀드 8개에 재간접투자하며 4년 만기 폐쇄형으로 운용된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골든브릿지 레인보우 중소성장기업펀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소재,부품,장비산업혼합펀드’, 한투운용은 ‘한국투자소부장코리아혼합자산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시중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이번 소부장펀드는 상장·비상장 소부장 기업에 약정 총액의 50% 이상을 투자하고 소부장 중견·중소기업에 30% 이상 투자하도록 돼있다. 8개 펀드 중 상장주식에만 투자하는 펀드는 ‘한국밸류소재부품장비성장펀드’가 유일하다. ‘KTB소재부품장비성장펀드’ ‘디에스 Beyond priming 전문투자형사모펀드’ ‘디에스 G-01 전문투자형사모펀드’ ‘제1호 안다H성장금융전문투자형사모펀드’ ‘제2호 밸류시스템소부장펀드’는 상장·비상장 주식에 혼합으로 투자한다. ‘안다H성장금융전문투자형사모펀드’ ‘지브이에이소부장기업Alpha펀드’는 비상장 주식과 메자닌에 투자한다.

이번 사모재간접 소부장 펀드가 필승코리아펀드와 다른 점은 손실 부담 구조다. 필승코리아펀드는 투자자가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직접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공모형이기 때문에 손실이 나면 투자자가 모두 부담한다. 반면 사모재간접 소부장 펀드는 한국성장금융과 사모펀드 운용사가 중·후순위로 참여해 손실의 32.4%를 우선 부담한다. 펀드 손실률이 32.4%를 넘어가지 않는 이상 투자자는 원금이 보전된다.

사모재간접 펀드는 수익률을 예측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 종목 및 전략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공모 자산운용사의 투자 역량에 의지해 깜깜이 투자를 해야 한다. 이번 소부장 펀드에 참여한 사모 운용사들은 공모 운용사에 산업군별 투자 비율은 공개했지만 투자 기업 명단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공모형인 필승코리아펀드는 산업군별 투자 비율과 주요 투자 종목을 공개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업황 및 주식시장 시황을 참고해 대략적인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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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6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필승코리아 펀드'에 가입한 뒤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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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펀드를 사모재간접으로 구성한 것은 비상장 주식과 메자닌에 자유롭게 투자해 비상장 중소기업에도 자금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취지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과 메자닌 투자는 공모보다는 비공개로 운용되는 것이 효율적이고 기업 보안상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처럼 비공개 투자에 따른 부실 투자 우려를 막기 위해 사모 운용사를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선정할 때 펀드평가기관에 맡겨 객관적인 평가를 거쳤으며 사모 운용사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며 "위험관리방안, 매니저 변경 가능성 등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심사했다"고 말했다.

윤혁진 SK증권(001510)연구원은 소부장 산업은 한·일 외교관계와 상관없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는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부장 부분을 완전히 국산화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도 장기적으로 보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sea_throug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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