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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현아·KCGI·반도건설 회동에 불안해진 조원태 한진 회장…3자 설득 여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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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사장,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3자 회동을 가진 것과 관련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거취가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당장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향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서로 다른 목적의 3자를 어떻게 설득할 지가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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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칼 빌딩. 이선율 기자.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측은 3자 회동을 갖고 향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체적인 회동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확보와 관련해 합당한 자격이 있는지, 양측이 가진 입장과 목표 등을 공유하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연대할지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되고 있다.

3자가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을 경우 의결권 비율이 무려 32%에 육박해,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의 안건 중 하나인 조원태 회장의 재선임안이 불확실해진다. KCGI는 지분 17.29%,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각각 6.49%, 8.2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나 외국인 주주 등이 합류하면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된다.

특히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조원태 회장과 날선 대립각을 보이고 있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건설의 경우 그나마 중립의 입장을 보이지만, 지분율 확보 등의 실리를 추구하는 면이 있어 조원태 회장 쪽보다는 조현아 측과 연대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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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제공|한진그룹



현재 조원태 회장 측은 델타항공 10%와 계열사 임원과 친족, 재단 등 특수 관계인 4.15%, 어머니 이명희 정식기업 고문 5.31%, 막내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등을 포함할 경우 32.45%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 쪽 손을 들어줄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앞서 조 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도 서울 평창동 집에서 다툼을 벌인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바 있다.

증권가와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3자의 회동을 두고 한진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하기 위한 움직임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으로 3자가 합종연횡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 이유는 3자가 가진 목적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들 3자를 설득하는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반도건설과 KCGI를 만났다고 해서 세명이 한배를 탔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KCGI는 처음 갑질 파문을 지적하며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이를 고려할 때 조원태 회장을 몰아내고, 조현아 전 부사장을 그 자리에 앉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마찬가지로 명분이서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생긴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양한 주체들과 의견을 조율해 조원태 회장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움직임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원태 회장의 경우 이러한 3자 회동으로 위험성을 감지하고 가족들을 설득하든지, 나머지 KCGI, 반도건설을 설득하든지 두가지 중 하나를 택하는 방향으로 위기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주근 CEO 스코어 대표는 “이번 3자 회동은 향후 합종 연횡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보단 각자가 가진 몸값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면서 “이는 KCGI와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건설 등 각자가 가진 목적이 달라서다”라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이어 “3자의 공통 목적은 조원태 회장의 입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KCGI는 투자자들에게 주가를 높이는 일이 중요한데, 변수가 많을 수록 주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한진칼 총수에 대한 불안심리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 반도건설은 최근 무리한 차입을 통해 지분율을 높였고, 향후에 순위를 높이려면 불확실성을 높여야한다. 결국 한진그룹 입장에서는 3자를 설득하는 방법 밖에 해결책이 없다. 대외적으로는 경영개선안 등을 내놓고, 물밑으로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타협점을 찾고, 반도건설과는 사업에 대한 딜을 한다든지 등의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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