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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작년 테러 직후 총기규제법…40세총리 `파격`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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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신년기획 / 젊은 리더가 이끈다 ③ ◆

뉴질랜드가 실험과 혁신의 친기업 국가로 부상한 데는 저신다 아던 총리(40)의 리더십 영향이 컸다. 그는 2017년부터 뉴질랜드를 이끌고 있으며 이 나라 150년 만에 등장한 최연소 여성 리더다. 37세 나이로 취임해 당시 세계 최연소 현직 총리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국회에 처음으로 진출한 것이 28세였으니 정치 경력 10년을 넘긴 베테랑이다. 아던 총리가 취임한 후 뉴질랜드는 세계은행이 매년 발표하는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실업률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1년 만에 최저치인 3.9%를 기록했다.

그는 취임 이후 줄곧 '파격'과 '실용'으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총리 최초로 임기 중 딸을 낳고 6주간 출산휴가를 갔다. 지난해 3월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 총격 사건 때는 히잡을 쓰고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테러가 일어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총기규제 강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소셜미디어 내 혐오 발언 규제 대책을 마련했다. '저신다'와 '마니아'를 합쳐 '저신다마니아(Jacindamania)'로 불리는 지지층도 생겨났다. 정신건강, 아동빈곤, 국가생산성, 경제구조 등 국가 이슈에 다각도로 접근하는 '웰빙예산(Wellbeing Budget)'도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또 하나의 실험에 나선 뉴질랜드에 전 세계 관심이 쏟아졌다. 나라 전체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대한 실험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질랜드는 인구 495만명의 작은 국가다. 사람이 없으니 기술을 발전시켜야 먹거리가 생긴다. 국가 자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유연하게 움직인다."

지난달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들은 평가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최대 경제도시이면서 전체 시민 중 40%가 외국인일 정도로 다민족 성향이 강한 곳이다. 나흘간 거리에서 시민 30명을 만나 질문을 던졌다.

아던 총리가 잘하고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잘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시민이 22명에 달했다. '재임하길 희망한다'는 응답자도 20명이나 됐다. 시민들은 아던 총리의 강점으로 '포용의 리더십'과 함께 '혁신성'을 꼽았다. 국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열린 소통'도 젊은 여성 총리의 강점 중 하나다. 그가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2분짜리 동영상을 보면 그 파격성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일자리 9만2000개 창출, 나무 1억4000만그루 심기, 11년 만에 최저 실업률 달성, 10년 만에 가장 높은 임금 인상률 기록…." 아던 총리가 직접 그간의 성과를 줄줄 읊어가는 '셀프 홍보' 영상은 조회 수 500만뷰 이상을 찍으며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별취재팀 = 안두원 차장(팀장) / 김제관 기자(룩셈부르크) / 김덕식 기자(파리) / 고보현 기자(오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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