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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교회와사람] 어깨를 걸고 함께 좁은 길 걷는 크리스천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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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MC부산총연합회 박정식 회장, 조인호 사무국장 인터뷰

김강민PD

부산지역 교계 이슈, 신실한 주님의 사람들.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교회와사람 이어가죠. 흔히 성도의 삶을 좁은 길을 걷는 것에 빗대곤 합니다. 이 좁은 길이라는 게 세상을 등지고 홀로 걷는 길이라면 오히려 쉬울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우리가 걸어야 할 이 길, 세상 한복판에 자리를 잡고 있죠. 수많은 유혹과 위협을 헤쳐가면서 승리하는 삶을 산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혼자도 아니고요. 여러 사람의 삶과 생계를 함께 책임져야 하는 기업인들이라면 어떨까요?

각별한 각오, 결단과 함께 단단한 영적 무장이 필요할 겁니다. 이렇듯 혼자서는 쉽지 않은 길을 어깨를 걸고 함께 걷는 분들이 있죠? 크리스천 실업인들의 사명 공동체인 한국기독인실업인회(CBMC) 부산총연합회 박정식 회장, 조인호 사무국장 초대했습니다. 크리스천 기업가의 삶과 길, 그리고 그 속에서 CBMC의 의미와 역할.. 얘기를 좀 나눠보죠.

노컷뉴스

CBMC 부산총연합회 박정식 회장(사진 왼쪽)과 조인호 사무국장이 16일 부산CBS '쉴만한물가'에 출연해 CBMC의 의미와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강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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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 CBMC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박정식 : CBMC는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자’는 비전을 갖고 활동하는 크리스천 실업인과 전문인들의 모임이다. 1930년대 세계경제 공황기에 미국에서 시작됐고, 한국에는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임시수도 부산에서 처음 소개가 됐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인 일터를 통한 세상의 변화’를 추구하는 복음단체다. 전 세계 90여 개국에 회원이 있다.

진행 : 한국, 그리고 부산에서는 어떤 분들이, 몇 분이나 함께 하고 계신지?

조인호 : 한국에는 270여 개 지회에 7,5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부산에는 30여 개 지회의 400여 명의 회원이 크고 작은 기업을 운영하며 하나님께서 주인되시는 일터, 킹덤 컴퍼니를 일궈가고 있다.

진행 : 구체적인 활동은?

박정식 : ‘사업하는 사람들, 그리고 전문인 크리스천들이 어떻게 하면 일터와 비즈니스 세계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뤄갈 수 있을까?’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사역하고 있다. 우리 단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일터의 변화다. 일터 현장에서 성경적 경영을 적용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가지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전도와 양육이다. 실업인과 전문인을 전도하고 양육해 영적 재생산자로 세우고자 한다. 두 번째는 리더십 개발이다. 영적 재생산자로 세워진 회원들의 성경적 리더십을 개발해 영적 비즈니스 리더로 육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터의 변화다. 영적 비즈니스 리더로 세워진 회원들이 일터 현장에 성경적 경영을 적용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하는 것이다.

회원가입대상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영향력이 큰 실업인과 전문인이다 보니, 그들을 전도하는 전략이 다르다. 그리고 그들을 세워나가는 방법도 다르다. 매주 지회별로 조찬 모임을 통해 함께 기도하고 포럼모임을 통해 성경적 경영에 대해 생각들을 나누는 가운데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더불어 한국 CBMC 중앙회에서 개발한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들이 회원들을 일터 사역자로서 세워가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진행 : 가입조건이 따로 있나? 가입 절차는?

조인호 : 특별한 조건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자기 사업장을 가진 분이어야 한다. 사업 규모에 대한 기준은 없다. 요즘은 영향력 있는 1인 기업들도 많으니까. 법인의 경우에는 경영에 관여하는 임원이나 정부기관의 기관장, 단체장들이 회원이 될 수 있다. 변호사, 회계사, 교수, 의사 등 전문 영역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는 전문인들도 가입할 수 있다.

CBMC의 신앙고백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CBMC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동의한 크리스천이 입회원서와 입회비를 해당 지회장에게 제출하고 중앙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정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넌크리스천 실업인과 전문인을 전도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처음 지회에 들어올 때는 비신자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이 결국 정회원이 될 때 크리스천으로 변화가 되는 거다.

진행 : 두 분은 어떻게 CBMC맨이 되셨나?

박정식 : 15년 전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제가 광고업, 인쇄업을 하다 보니, 저희 회사가 많이 소개가 돼 있었다. 어떤 분이 전화가 와서 참여 의사가 없는지 물었는데, 그때CBMC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이게 뭐지? 이단은 아닌가 싶어서 그날 저녁,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을 했는데, 그 정도로는 뭐가 뭔지 자세히 알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조찬모임에 참석했고 이후 포럼 등을 통해 CBMC를 알아가게 됐다. 이 단체야말로 기업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들어와서 배우고, 활동해야 하는 모임이 아닌가 싶었고, 이후 나름대로 열심히 했더니 이렇게 총연합회장이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부여받게 됐다.

조인호 : 어느 단체든지 관계에 의해 관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도 교계의 유력한 장로님을 통해 소개를 받았다. 그 당시에는 저의 사업적 상황도 그렇고, CBMC에 참여하기엔 잘 맞지 않는 상태였는데, 강권하는 것을 듣고, 당시 한 호텔에서 열린 초청만찬 자리에 참여하게 됐다. 거기 모인 여러 분들을 보면서, 이게 어떤 모임인가 하는 궁금증을 갖고 됐고, 그때 또 조찬모임에 대한 소개를 받았다. 좀 더 알기 위해 조찬에 참여를 해 보면 좋지 않겠나 권하시는데, 사실 이른 시간에 그런 모임에 간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분과의 관계에 의해서 한번 발을 딛게 된 이후, 어떻게 하다 보니 어느덧 15년 세월이 흘렀다.

진행 : 한국 사회에서 기업을 이끌면서 정도를 걷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신앙인의 정체성을 지킨다는 것, 특별한 결단과 각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

박정식 : 기업을 운영하면서 성경적으로 한다는 것, 그리고 말씀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주일날 가서 말씀 듣고 참 저렇게 살아야겠다 하면서도 밖으로 나오면 흐지부지되고, 세상 룰에 따르기가 십상인데, CBMC 하면서, 매주 한 번씩 조찬을 하면서, 새롭게 충전하고, 각오를 새롭게 한다.

특히 사업하다 보면 접대문화라든지, 거래상에서 주고받는 리베이트 문제, 세금 문제 등
법률적으로 교묘하게 피해 가면서 정직하지 못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마음속에는 갈등이 있고, 한편에서는 너는 하나님의 사람인데 제대로 살아야 되지 않느냐 이런 외침이 있을 때도 있다. 좀 더 성숙한 선택을 하는 데 CBMC가 일조하지 않나 한다. 성경적 경영을 목표로 수준을 조금씩 높여줄 때 우리가 또 용기가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인호 : 저도 사무국장으로 섬기면서 또 무역업을 하고 있다. 저 역시 갈등을 느낄 때가 많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없고, 사업을 하는 목적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세금과 관련된 부분에서 유혹을 받을 때가 없지 않다. 그럴 때마다 CBMC 안에서의 가르침을 생각한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남들보다 조금 더 투명해야 하고 절제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부담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윤리 수준이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100이라는 높은 고지를 두고 가다 보면 좌절에 빠지기 쉽다고 본다. 10% 정도가 현재 윤리성이라면 15%, 20% 정도의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가면서 그것을 달성했을 때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그러면서 언젠가 정말 우리가 추구하는 성경적 경영이라는 하나님의 가치에 맞는 쪽으로 갈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진행 : 혼자서는 힘든 길이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걸을만해 진다. 서로 북돋아 가면서 좁은 길을 걷는 게 CBMC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CBMC를 통해 누리는 유익?

박정식 : 매주 한 번씩 갖는 조찬 모임, 기도회와 포럼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앞서 말씀 나눈 것처럼 정직하게 산다는 것, 때로는 바보 같은 선택도 해야 하고.. 이게 혼자서는 힘들다. 함께 격려하고 동역하는 이들이 함께 모이면서 힘을 얻는다.

다양한 업종에서 이렇게 모이다 보니까,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비즈니스적으로 많은 유익이 있다. 또 하나는 우리가 안 믿는 업체와도 거래하는데, CBMC맨이니까 전도를 염두에 둔다. 복음을 전하려면 그분들을 섬겨야 한다. 모든 면에서 본을 보여야 하고, 바로 거기서 성경적 경영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진행 : 일터에서 크리스천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크리스천 기업가들의 중요한 소명이 아닌가 싶다.

조인호 : 행동이 없는 비전은 무의미하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약간의 불편함이 우리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 일터에서 크리스천이라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게 했을 때 행동과 실천이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행 : 세계경제대공황 때 CBMC가 탄생했고, 한국에서도 어려운 시기, 전쟁의 포화 속에서 발족이 됐다.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자각이 CBMC의 기틀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박정식 : 그렇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이 1,200만명이라고 한다. 3%의 소금이 바닷물을 정화하고 썩지 않게 하는데,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있음에도 이 세상이 변화되지 않고, 오히려 기독교가 오명을 쓰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한 번에 모든 걸 바꿀 수는 없겠지만, 한 걸음씩 나간다면 변화가 일어나리라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CBMC 회원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다.

진행 :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 교계에서도 CBMC맨들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다. 새해 계획과 다짐?

조인호 : 주일을 거룩하게 섬기는 것 이상으로, 엿새 동안의 삶 가운데 보여주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인을 평가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이 요즘 교회를 주유소에 빗대 재밌는 예화를 들려주던데, 우리가 주일날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면 세상에 나가서 엿새 동안 승리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나? 그런데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주유소 안에서 맴돈다는 거다. 주유소에서 뱅뱅 돌다가 기름이 떨어지면, 다시 충전하고, 다시 뱅뱅 돌고.. 그러면 사회적 영향력을 미칠 수가 없다.

배가 항구를 떠날 때 목표점을 향해 가듯이, 우리 일터사역을 하는 CBMC맨들은 사회에서의 선한 영향력을 고민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또한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우리 회원들이 그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지원하는 일들을 잘 감당하도록 하겠다. 지켜봐 달라.

진행 : 더 많은 분들이 연대하고, 동역하면 좋겠다. 끝으로 초대의 말씀.

박정식 :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터를 허락하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것이 뭘까? 빛과 소금의 역할이다. 더 많이 받은 자에게는 더 많은 것을 원하신다. 믿음의 기업인, 전문인들께서 우리가 서 있는 일터가 땅끝이라는 믿음, 선교사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일터 사역자로서 헌신을 결단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조인호 : 성경에서도 삼겹줄은 잘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몇 사람의 힘으로 경제계, 비즈니스 세계에서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뜻 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 비즈니스 세계에도 하나님 나라가 더 든든히 세워지리라 생각한다. 많은 분이 선한 사역에 동참해 주시면 좋겠다.

부산CBS 쉴만한물가 (11:05-12:00, 102.9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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