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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알아봤습니다!] 문 대통령 기자회견 날 `홈쇼핑`이 웃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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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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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덕에 홈쇼핑이 웃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한 지난 14일 오전 시간대, 홈쇼핑 매출은 호조세를 보였다. 오전 9시 25분부터 60분간 진행된 롯데홈쇼핑의 '애플트리 김약사네 미인콜라겐' 판매 방송은 주문 건수 약 3100건, 주문금액 약 6억8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매진 사태가 빚어졌다.

이는 지난 12일 동일 제품 방송 때보다 무려 2배나 높은 실적이다. 이어 10시 25분부터 진행된 애경산업의 '살롱드마지' 앰풀 트리트먼트 론칭 방송은 주문 건수 1만건, 주문금액 4억9100만원 이상을 기록하며 역시 매진을 달성했다. 현대홈쇼핑은 오전 9시 25분부터 60분간 진행된 LA갈비 원육 판매가 전년 같은 요일 동시간 방송 대비 10% 이상 늘었다. 이어 10시 25분부터 75분간 진행된 '정관장 홍삼지본'은 동일 상품 직전 방송(2020년 1월 2일) 대비 판매량이 12.4% 증가했다.

CJ오쇼핑은 오전 10시 25분부터 70분간 진행된 영어교재 '리틀팍스' 주문도 목표 대비 200%를 달성했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한 시간에 홈쇼핑 매출이 오른 까닭은 무엇일까.

일단 업계에서는 기자회견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 자체가 준 효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국 사태, 검찰 개혁, 남북 관계, 부동산 대책 등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가 대거 몰리다 보니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TV로 불러 모은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홈쇼핑 매출이 상승하려면 기본적으로 많은 이들이 TV를 시청해야 가능하다. 실제로 대통령 기자회견 같은 빅이벤트가 홈쇼핑 매출을 올리는 경우는 과거 사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올림픽이다.

CJ오쇼핑은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선전이 이어지자 새벽 방송 매출이 덩달아 상승했다. 당시 양궁 여자 단체와 유도 남자 66㎏의 결승전이 중계된 새벽 2시부터 4시간 동안 에어서큘레이터, 식품, 여행 상품을 방송해 전주 동일 시간대 대비 3배 높은 주문량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컬링 스웨덴과의 결승전이 열릴 당시 진행한 '오토싱 무선 물걸레 청소기' 판매 방송에서 주문 건수 6750건, 주문금액 8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매진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왜 빅이벤트 방송에 집중한 시청자들이 홈쇼핑으로 몰리느냐에 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재핑효과(Zapping Effect)'로 보고 있다. '재핑'이란 본래 특정 방송 프로그램 시작 전후로 노출되는 광고를 피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다 보면 의도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다양한 방송을 돌리면서 인접 채널 시청률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데, 이것이 바로 재핑효과다. 이번 대통령 기자회견은 두 시간가량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마다 관심 이슈가 다르다 보니 재핑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관심이 높은 이슈와 관련한 대통령 답변이 나올 때는 기자회견에, 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경우에는 다른 채널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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