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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400여종 다양한 맛…"밥心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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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왼쪽부터 고깃집 후식 별미를 그대로 담은 대상의 마무리 볶음밥과 아침 식사 시장을 겨냥한 GS25의 소형 컵밥, 계란물을 입혀 고슬고슬함을 살린 풀무원의 황금밥알 200℃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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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는 지인들 조언에 따라 혼수용품 구매 리스트에서 밥솥을 제외하고 냉동고를 넣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집에서 밥을 짓기보다는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즐겨 먹게 될 것이란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 중인 냉동밥 HMR는 총 400여 종. 하루에 한 가지씩 맛봐도 1년 이상 걸릴 만큼 가짓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 예비부부는 "따로 조리할 것 없이 전자레인지에 5분만 데우면 밥이 완성되는 데다 양 조절에 실패해 묵은 밥을 만드는 경우가 사라지기 때문에 HMR를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HMR 시장이 확대되면서 밥솥 대신 냉동고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인당 일반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가공용 쌀 소비량은 10년 새 3배가량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띠고 있다는 점이 냉동밥의 인기를 방증한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까지 소비자들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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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시장조사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냉동밥 시장 규모는 약 9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2015년(358억원)과 비교하면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맞벌이 부부를 비롯한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조리 편의성을 강조한 먹거리가 주목받은 결과다. 급속냉동 기술 발달로 품질이 고급화되고 제품 종류가 다양해진 것도 성장 비결로 꼽힌다.

이에 식품업계는 즉석밥뿐만 아니라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컵밥과 덮밥, 각종 재료를 넣어 맛을 더한 볶음밥까지 선보이며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활발히 움직이는 곳은 대상 청정원이다. 청정원은 밥 짓는 물을 달리해 차별화를 꾀했다. 녹차로 만든 '곤드레나물밥', 표고버섯 달인 물로 만든 '닭가슴살 볶음밥', 황태 우린 물로 만든 '계란야채 볶음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매운곱창 볶음밥'과 고깃집 별미를 재현한 '마무리 볶음밥' 등으로 제품군을 강화했다.

청정원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ON'을 통해 유명 레스토랑 '팔선생'과 협업도 진행했다. 한식이 아닌 중식에 기반을 둔 '팔선생 중화볶음밥' 시리즈는 소비자들 입소문에 힘입어 지난해 2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를 포함한 청정원 전체 냉동밥 라인업은 40여 종, 연 매출은 150억원에 달한다.

풀무원도 식품업계 밥맛 대결에 가세한 곳 중 하나다. 풀무원은 지난해 8월 '황금밥알 200℃ 볶음밥' 브랜드를 론칭했다. 황금밥알 브랜드는 200도로 달군 대형 웍에 파기름을 두르고 밥, 돼지고기, 새우, 채소 등을 빠르게 볶아낸 제품이다. 밥알 하나하나에 계란물을 입혀 고슬고슬한 식감을 살린 데다 자연스러운 불향까지 구현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갈릭&새우' 제품은 출시 3개월 만에 냉동밥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7일까지 판매된 황금밥알은 171만봉지가 넘는다.

HMR 수요가 많아지면서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유통업계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CU는 지난해 말부터 모든 밥류 간편식에 '신동진미' 햅쌀마크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GS25도 모든 도시락 간편식에 햅쌀을 적용해 밥맛을 한층 개선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조식 시장을 겨냥한 '소형 컵밥' 2종도 출시했다. '스팸&김치제육' '삼겹구이' 2종으로 이뤄진 소형 컵밥은 부담 없는 아침형 도시락을 원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달성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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