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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辛 첫마디 "오늘은 좋은얘기 못한다"… 사장단 100여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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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위기경영 선언 ◆

"살얼음판을 걷는 듯했다."

지난 15일 롯데 VCM(옛 사장단 회의) 참석자들이 공통적으로 전한 회의 당시 분위기다.

신동빈 회장과 그룹 계열사 사장단, BU(Business Unit)·지주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비선형적 변화를 위한 게임체인저(Game Changer for Nonlinear Change)'라는 주제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입장한 참석자들의 휴대폰까지 압수하는 '철통보안' 상태에서 진행된 이날 회의의 가장 큰 화두는 '불확실성'이었다.

첫 순서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발표에서는 과거 금융위기의 전후 상황과 시사점, 현재 그룹이 처한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한 리뷰가 이뤄졌다. 이어 지주 경영전략실이 공개한 지난해 그룹 경영실적과 3개년 계획, 재무혁신실이 구상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필요한 그룹사별 재무 전략과 대응 방안에 대한 내용 공유가 이어졌다. 특히 롯데 그룹사 전체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현황을 공유하는 토크콘서트가 처음으로 열렸다.

시종일관 무겁게 이어진 회의 분위기는 오후 6시 신 회장이 연단에 오르면서 절정에 달했다. 중간중간 웃음을 보이며 여유를 내비쳤던 이전 회의 때와 달리 이날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발표 내용에만 귀를 기울이던 신 회장은 "오늘은 좋은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말로 시작해 약 20분간 비장한 모습으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원고를 보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이뤄진 쇄신인사로 VCM에 이날 처음 참석한 대표이사들은 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신 회장이 별도로 소집한 미니 간담회에 참석해 진땀을 흘렸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젊은 리더들을 발굴한 만큼 조직의 변화에 노력해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롯데 고위 관계자는 "예전 회의와 달리 위기의식을 강조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DT와 관련된 순서가 이전 회의 때보다 훨씬 길게 이어졌다"며 "계열사별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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