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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400만·800만·90%…한국차 `3대 마지노선` 다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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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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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4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판매는 800만대 선이 깨졌고, 국내 수입차 비중은 10% 이상 올라가 내수 시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12월 국내 자동차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국내 생산 규모는 395만1000대로 1년 전보다 1.9%인 7만8000대 줄었다. 연 생산량 400만대가 무너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12월 한 달간 생산량만 보면 33만7504대로 전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다.

지난해 완성차 생산 부진은 한국GM·르노삼성 등 국내 자동차 업체의 생산이 줄어든 탓이 컸다. 전체 생산 감소량 중 한국GM과 르노삼성이 92.6%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GM의 생산량은 7만대로 전년 10만7000대보다 34.5%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41만대를 생산해 전년 44만5000대보다 7.9% 줄었다.

지난해 완성차 업체의 노사 갈등이 생산량 감소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GM은 재작년 군산공장 폐쇄 사태 이후 2019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놓고 장기간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8월 노조가 한 달 넘게 부분·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은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이유로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총 312시간의 전면·부분파업을 반복했다. 다음달 노사가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지난달 20일 노조가 다시 임단협 관련 부분파업에 돌입하는 등 파업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아자동차도 파업을 하면서 12월 한 달간 생산량이 1만6000대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내수와 국외 시장에서 판매한 규모는 792만812대로 800만대 선이 무너졌다. 2015년 정점을 찍었던 901만1240대에 비해 12.1%인 109만428대 감소했다. 이 기간 내수 판매는 소폭 감소한 5만대 수준에 그쳐 국외 시장에서의 부진이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차 판매 점유율은 2015년 7.9%에서 지난해(1~11월 누적 평균) 4.5%로 급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전년에 비해 0.2%포인트 빠진 7.8%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만 6.8%를 유지했지만 이는 미국계 회사인 GM이 철수하며 낮춘 점유율로 인해 생긴 반사이익이라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

수출에 애를 먹는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도 국내 자동차 기업들 성적표는 어둡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국내 등록대수 중 국산차는 2126만대로 89.8% 점유율을, 수입차는 241만대로 10.2% 점유율을 기록했다. 수입차 점유율은 2009년 2.5%에서 2014년 5.5%, 2017년 8.4%, 2018년 9.4%로 꾸준히 증가하다 이번에 처음 10% 선을 넘었다.

다만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하락했는데 이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이 주효했다. 일본차는 19% 줄어든 3만6661대 판매를 기록했다. 도요타가 1만611대로 36.7% 감소하면서 아슬아슬하게 1만대 선을 지켰다. 닛산은 3049대로 전년보다 39.7% 급감했고, 인피니티는 2130대에서 2000대로 줄었다. 다만 1000만원 안팎의 대폭 할인 공세에 지난해 12월 판매에서 도요타는 전달보다 69.6% 늘어난 1323대를 판매했다.

국내 자동차는 수출 대수는 감소했지만 수출액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긍정적 신호가 포착됐다. 상대적 고가인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국외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로 팔린 결과다. SUV 수출 대수는 6.3% 늘어난 147만6000대로 역대 가장 많았다. 글로벌 환경규제에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출도 25만9000대로 31.7% 늘어 이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다.

[김태준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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